[여봉구의 생활법률] 세금 아끼려다 형제간 칼부림? '부담부증여'와 유류분의 덫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자산가나 다주택자들이 상속세와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카드가 바로 '부담부증여'다. 전세보증금이나 담보대출 같은 채무를 끼워 자녀에게 부동산을 넘기면 순수 증여가액이 줄어들어 세금을 대폭 아낄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의 세금 절감 효과에만 눈이 멀어 덜컥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가는 훗날 국세청의 자금출처 조사 폭탄은 물론, 부모 사후 형제들 간에 피 튀기는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이라는 거대한 덫에 걸리게 된다. 세금을 아끼려다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비극을 막으려면 부동산 등기 단계부터 법률적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

◆가짜 채무 인수는 백발백중 걸린다

부담부증여는 자녀가 물려받는 부동산 가액에서 채무액을 공제해 증여세를 낮추고, 증여자인 부모는 채무액에 해당하는 부분만큼 양도소득세를 내는 구조다.

문제는 국세청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이다. 국세청은 부담부증여로 넘어간 채무를 전산 시스템(부채 사후 관리)에 등록하고, 매년 자녀가 이자와 원금을 실제로 갚고 있는지 끝까지 추적한다. 소득 능력이 없는 사회초년생 자녀에게 수억 원의 대출이나 전세보증금을 떠넘겨 놓고 뒤에서 부모가 몰래 대납해 주다 적발되면, 탈루된 증여세에 무거운 가산세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세금 폭탄을 맞는다.

따라서 증여 당시 자녀의 소득 증빙 능력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할 때 금융기관의 정식 채무 인수 승인을 받아 '근저당권 채무자 변경 등기'까지 한 치의 오차 없이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

◆부모 사후 터지는 시한폭탄…유류분 소송 타깃

세무 조사를 무사히 넘겼다고 끝이 아니다. 진짜 칼바람은 부모가 사망한 뒤에 불어닥친다. 특정 자녀에게 부담부증여로 넘겨준 아파트나 상가는 상속법상 '특별수익'으로 간주된다.

부모 사후 재산을 받지 못한 다른 형제들은 "내 최소 상속 지분(유류분)을 돌려달라"며 증여받은 자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경우 증여 당시 가격이 아니라 '상속 개시(부모 사망) 시점의 시가'를 기준으로 유류분을 계산하기 때문에 돌려줘야 할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자녀 입장에서는 "내가 빚까지 떠안고 받은 집인데 왜 이제 와서 내놓으라는 거냐"며 억울해하지만, 법원에서는 채무 공제 후 순수 증여분을 계산해 엄격하게 반환 판결을 내린다. 세금 몇천만원 아끼려다 수억원대 소송에 휘말려 가족관계가 완전히 파탄 나는 전형적인 시나리오다.

◆등기 단계부터 '유류분 방어 설계'를 결합하라

부담부증여는 단순히 등기소에서 서류 몇 장 내고 끝내는 소유권 이전 절차가 아니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상속 분쟁까지 계산에 넣는 고도의 '자산 승계 전략'이어야 한다.

증여계약서를 작성할 때부터 자녀가 채무를 성실히 이행한다는 조건을 명확히 하는 것은 물론, 부모에 대한 부양 의무나 기여분을 연계하는 특약을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잔여 재산에 대한 명확한 유언 공증을 병행하거나, 유류분 침해 여부를 사전에 시뮬레이션해 다른 상속인들과의 마찰 요인을 사전에 제거해 둬야 한다.

세금은 세무 전문가의 영역이지만, 계약서 작성부터 소유권 이전·채무자 변경 등기, 그리고 훗날의 유류분 분쟁 방어는 가사·등기 실무를 꿰뚫고 있는 법무사의 영역이다. 절세 플랜의 완성은 결국 빈틈없는 법률 등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부담부증여 실행 전 필수 실무 체크리스트 

• 자녀의 채무 상환 자력 검증: 자녀의 소득금액증명, 신용도 등을 사전에 확인해 매월 대출 이자와 원금을 갚을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따져 보라.

• 근저당권 채무자 변경 등기 병행: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시 반드시 금융기관 승인을 거쳐 근저당권 채무자를 자녀로 명의 변경하라.

• 부담부 조건 명시 계약서 작성: 채무 미변제 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조건부 해제권, 부양 조건 등 안전장치를 계약서에 명문화하라.

• 유류분 침해액 사전 시뮬레이션: 향후 부동산 가치 상승을 감안할 때 다른 형제들의 유류분을 침해하지 않는지 사전 권리 분석을 진행하라.

• 등기·상속 전문 법무사 사전 상담: 단순 등기 대행에 그치지 않고 사후 상속 분쟁까지 내다보는 법률 전문가의 통합 자문을 거쳐라.


여봉구 법무사 / 법무사사무소 작은거인 대표법무사 / ㈜코오롱LSI, ㈜엠오디 감사위원 / 한국청소년통역단 법무자문위원 / 면곡신용협동조합 자문법무사 / 종로신용협동조합 자문법무사 / 인천주안삼영아파트재건축사업 담당법무사 / 법무전무가과정(부동산 경·공매) 수료 / HUG_전세사기피해법무지원단 / LH_전세사기피해주택매입 담당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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