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지키기’ 나선 장동혁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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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향해 “이렇게까지 대법관 제청에 모든 것을 거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이재명 재판 재개를 막으려는 마지막 발버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향해 “이렇게까지 대법관 제청에 모든 것을 거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이재명 재판 재개를 막으려는 마지막 발버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윤혁 기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을 둘러싼 조희대 대법원장과 이재명 대통령의 갈등이 여야의 대리전으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법원을 직접 찾아 조 대법원장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며 압박 수위를 높인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를 이 대통령의 재판 재개를 막기 위한 정치적 꼼수라고 규정하며 맞섰다. 대법관 인선 주도권 다툼이 정치권의 힘겨루기와 맞물리면서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 장동혁 “언제까지 내란 타령만 할 건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향해 “이렇게까지 대법관 제청에 모든 것을 거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이재명 재판 재개를 막으려는 마지막 발버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의 거취를 거듭 압박하고 내란까지 거론하는 것은 결국 대법원장의 인사권 행사를 어렵게 만들어 향후 이 대통령의 재판 재개를 막으려는 의도라는 게 장 대표의 주장이다.

장 대표는 이러한 주장을 이 대통령의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구상과 연결 지었다.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미국·멕시코 순방길에 오른 이 대통령이 오는 27일 귀국 직후 12·3 내란 잔존 세력에 대한 별도의 수사 조직 구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이를 두고 “국정 파탄에 분노한 국민 시선을 돌려보겠다고 약발 다 떨어진 내란 카드를 또다시 끄집어 들었다”며 “언제까지 너덜너덜한 내란 타령만 하냐”고 꼬집었다.

대법관 인선 갈등이 길어질수록, 국민의힘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지지하면서 정부·여당의 사법부 개입 논란과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문제를 부각할 수 있다. / 뉴시스
대법관 인선 갈등이 길어질수록, 국민의힘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지지하면서 정부·여당의 사법부 개입 논란과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문제를 부각할 수 있다. / 뉴시스

민주당 지도부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를 직접 찾아 조 대법원장에 대한 규탄에 나선 것도 장 대표의 비판 대상이 됐다. 한병도 원내대표와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민주당 인사 20여명은 이날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거부에 대해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행태이며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장 대표는 “거대 여당이 대법원 앞에서 대법원장을 규탄하고 있다”며 “얼마나 궁색하고 명분이 없으면 대법원장 규탄 집회를 하느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장외 투쟁을 두고 ‘민생 외면’, ‘정쟁 몰이’ 등이라고 비판했던 민주당이 집권 여당의 지위에서 대법원을 상대로 장외 행동에 나선 것 자체가 내로남불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대법원 앞까지 찾아가 조 대법원장을 압박하는 데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의 행보를 문제 삼았다.

이처럼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맞서고 있다. 이번 갈등의 직접적인 당사자는 이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이지만, 국민의힘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에 법적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민주당의 공세를 비판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갈등에서 정치적으로 더 급한 쪽은 대법관 인선과 재판 문제를 둘러싸고 압박 수위를 높이는 민주당이라는 판단이 국민의힘 내부에 깔려 있을 가능성도 높다.

실제 국민의힘으로서는 현 상황을 타개해야 할 정치적 동기도 크지 않다. 대법관 인선 갈등이 길어질수록,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을 지지하면서 정부·여당의 사법부 개입 논란과 이 대통령의 재판 문제를 부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지난 21일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며 법적 대응에도 나선 상태다.

아울러 장 대표는 현 정부의 행보를 ‘경제 내란’, ‘안보 내란’, ‘사법 내란’으로 규정하며 이 대통령의 ‘내란’ 프레임을 역으로 겨냥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의 헌법 파괴 행위를 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를 더 이상 내란이라는 것 외에 어떤 단어로 규정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끝으로 그는 이 대통령을 향해 "지지층 결집을 위한 내란 공세에 나설 것이 아니라 연임 안 하겠다, 재판받겠다고 당당하게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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