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1호 쟁점 ‘상업적 합리성’

시사위크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미투자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 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미투자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소은 기자  정부가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223억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확정 및 보고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상업적 합리성’ 검증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이하 재경위)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가 22일 재정경제부와 산업통상부로부터 ‘대한민국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이하 대미투자특별법)에 따른 대미투자 프로젝트 협상 결과 및 추진 상황을 비공개로 보고 받았다.

정부가 1호 프로젝트로 확정한 사업은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지역에 약 6.3GW(기가와트) 규모의 가스 발전 설비 건설이다. 최근 텍사스 지역에 반도체 공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대거 들어서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약 430억~450억 달러 수준의 수익 창출을 통해 원리금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어 상업적 합리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현행 대미투자특별법 제3조 제1항에 따르면, 대미투자는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51조에 따라 상업적 합리성이 전제된 사업은 국회의 ‘동의’ 대신 ‘사전 보고’ 절차를 거친다. 

그러나 제3조 제3항은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은 대미투자를 추진할 경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재경위·산자위)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제시한 상업적 합리성의 유효성을 두고 여야 간 이견이 분분했다. 여야 모두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을 엄중히 검증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뜻을 같이했지만, 야당은 정부가 합리성을 확정 지었다고 반발했다.

재경위 야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비공개 보고에 앞서 “정부가 보고만 했다고 해서 오늘 보고하는 사업들이 다 사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직격했다. 단 2시간 남짓한 회의에서 단순 질의응답만으로 대미투자 사업을 판단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배 의원은 “정부의 절차 진행은 국회의 심의권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정부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이라며 “그 피해는 국가재정과 미래 세대가 짊어진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여당 간사인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보고가 분명하게 국회를 설득할 수 있는 내용이 된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며 “동의(가 필요한) 사항인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소속 조승래 재경위원장 역시 “국회 보고가 형식적인 절차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보고를 들어보고 추가적인 검증 혹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한번 토론하고 이후 간사와 정부가 협의해 후속적인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 뉴시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 뉴시스

비공개 보고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오 의원은 “정부는 1호 사업에 대해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보고했다”며 “국회도 몇 가지 사안에 대해 짚어야 할 것을 질의하고 다각적으로 건의 및 제안했다”고 전했다.

특히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지속적 사후 관리와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당부를 전달했다. 오 의원은 “무조건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 합리성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엄밀히 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와 걱정을 한미 간 협의 시 충분히 전달해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배 의원은 정부가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했다는 전제하에 추진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배 의원은 보고 과정에서 원금 회수라는 기본 원칙을 입증할 계약 또는 증빙 서류가 충분히 준비됐는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은 협상이고 국익은 국익”이라며 "정부가 국가재정과 미래세대를 위해 얼마나 최선을 다했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오 의원은 “엄격히 심사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며 이는 국회에서 할 일”이라고 답했다.

한편, 산자위에서도 상업적 합리성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비공개 보고 후 기자들과 만난 국민의힘 소속 김성원 산자위원장은 “정부에서 (상업적 합리성이) 담보됐다고 하지만 (위원회 차원에서) 상당한 우려를 표했다”며 “앞으로 대미 협상 과정에서 조금 더 국익에 맞는 협상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산자위 야당 간사인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약 430억~450억 달러 수준의 수익 창출’ 주장에 대해 “개발 단계인 만큼 (진행)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있을지 우려가 있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산자위는 상임위 특성상 여야 간 대립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위 소속 한 야당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산자위 내부 분위기는)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다”고 전했다. 여당 의원 역시 “(대미투자가) 우리 산업계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고 분석했다.

해당 의원은 “건설과 토지 개발에서부터 운영을 모두 미국 기업이 한다. 결국 우리가 투자하는 만큼 원금 회수가 가능한지에 대한 안정성이 핵심”이라며 “실질적으로 우리 산업이 들어갈 수 있는 여지는 크지 않아 보였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상업적 합리성’에 대해 “최근 데이터센터 증설 등으로 현지 전기요금이 빠르게 인상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럴 경우 투자 원금 회수 가능성은 어느 정도 확보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확정 단계가 아닌 만큼 수익성이 언제까지 어떻게 해소될지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제반 여건상 위험한 투자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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