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정부가 연말 대규모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앞두고 업계의 폐쇄적인 지배구조 관행과 CEO 승계 절차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5대 금융그룹 계열사 중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CEO가 50명을 넘어서면서, 이번 정부 기조가 금융사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은 15일 열린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금융지주 자회사 CEO 승계 절차가 미흡하다며 개선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대부분 지주회사의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가 수립한 자회사 CEO 승계 절차가 미흡하고,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역할도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금감원 점검 결과 일부 금융지주는 CEO 자격요건을 추상적으로 정하거나 후보 압축 단계별 최소 검증기간을 두지 않는 등 절차적 부실이 확인됐다. 상시후보군을 형식적으로 관리하거나 후보군 압축·검증 과정이 불투명한 사례도 지적됐다. 지주 자추위가 자회사 임추위에 추천권을 부여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모범관행 역시 일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후보군 선정부터 검증·평가, 관련 기록 관리까지 CEO 승계 절차 전반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특히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CEO 선임이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에 따라 폐쇄적으로 이뤄지지 않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연말 CEO 인사철을 앞두고 사실상 금융지주를 향한 사전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체 69개 계열사 중 약 81%에 해당하는 56곳의 CEO 임기가 연내 마무리된다. 자회사 기준으로만 55곳에 달하며, 비중으로는 약 86%에 달한다.
5대 시중은행장도 올해 말 모두 임기가 끝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이 대상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권 내부에 소수가 돌아가며 지배권을 행사하는 이른바 '이너서클'을 언급하며,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마련 중인 지배구조 개선안 입법과 제도 개편 논의가 지연되고 있는 점도 이번 감독 강화의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3연임 금지 법제화 등 구체적인 제도 개편 방안을 검토해왔지만 아직 최종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국은 제도 개편에 앞서 현행 지배구조 체계에서 CEO 승계 절차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는지를 점검하며 금융권에 대한 관리·감독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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