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진풍경] 김승원 해명에 한동훈 ‘장외 실시간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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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김두완 기자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김두완 기자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의혹의 무게에 비해 검증은 가벼웠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자료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잇달아 제시됐지만 이를 확인할 증인과 비교 자료가 없어 사실관계를 가리는 데 한계를 보였다. 야당은 신약 민원과 가족 관련 의혹을 제기했고, 여당은 장기간의 검찰 수사와 수사자료 유출 문제를 앞세워 후보자를 엄호했다. 김 후보자도 일부 판단이 신중하지 못했다고 인정했지만 상당수 의혹에는 기존 수사 결과를 근거로 들거나 관여 사실을 부인했다.

◇ 청문회 답변 따라붙은 한동훈 SNS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5일 증인과 참고인 없이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민원과 양수진 씨와의 관계, 배우자와 아들이 근무한 발달장애인 사회적협동조합 특혜 의혹, 음주운전 전력 등이 쟁점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관련 의혹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사과하면서도 부정한 청탁이나 가족을 위한 특혜는 없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의 해명은 청문회장 밖에서 곧바로 또 다른 검증대에 올랐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청문회가 시작된 뒤 김 후보자의 답변이 나올 때마다 SNS에 통화 녹취와 판결문을 제시하며 해명의 타당성을 되물었다. 여당 의원들이 수사자료 유출 문제를 제기하면 법률적 반론을 내놓고, 김 후보자가 의혹을 부인하면 관련 자료를 다시 꺼내 드는 방식으로 맞섰다. 청문위원으로 참여하지 않았지만 장외에서 실시간으로 검증을 이어간 것이다.

한 의원이 파고든 쟁점은 크게 네 갈래다. 김 후보자가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신약 관련 민원을 어떤 검증을 거쳐 전달했는지 △양씨와의 오랜 친분이 판단에 영향을 미쳤는지 △신현영 전 의원을 통한 후속 지원에 관여했는지 △수사자료 공개가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타당한지다. 한 의원이 제시한 자료 가운데 김 후보자의 답변과 직접 맞물리는 내용도 있었지만, 청문회에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도 포함됐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5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김두완 기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5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김두완 기자

청문회 문답과 맞춰보면 양측 주장의 설득력은 쟁점마다 갈린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제넨셀이 식약처에 조작된 실험자료를 제출한 사실을 알고도 민원을 전달했는지 물었다. 김 후보자는 “저는 문과”라며 치료제 성능을 판단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치료제의 안전성과 임상시험 승인 여부는 식약처와 전문가의 몫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답변만으로는 김 후보자가 식약처에 민원을 전달하기 전 어떤 자료를 확인했는지 드러나지 않았다.

한 의원도 이 대목을 겨냥했다. 전문성이 없는데도 양씨의 요청을 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민원을 전달한 것이 더 문제라는 취지다. 김 후보자는 오후 들어 당시로 돌아간다면 보좌진을 통해 자료를 검토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외국계 치료제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을 “너무 믿은 것 아닌가 후회스럽다”고도 했다. 민원 전달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누구에게 어떤 자료를 받아 확인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 의원이 공개한 통화 녹취에는 김 후보자가 양씨에게 “보고 싶어서 눈에서 눈물이 나네, 그냥”이라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두 사람의 친분을 보여주는 자료지만 이 녹취만으로 민원 전달 과정에 대가나 부정한 영향력이 개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 의원은 녹취 내용과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눈물을 보인 장면을 연결해 비판했다.

신현영 전 의원을 통한 후속 지원 의혹도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양씨가 강세찬 씨에게 김 후보자가 신 전 의원과의 만남에 함께 가주겠다고 말했다는 취지의 녹취를 제시했다. 김 후보자는 해당 만남에 동행하지 않았고 관련 통화나 문자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한 의원은 당시 보건복지위원장이던 김민석 민주당 대표까지 거론했지만 김 후보자의 실제 접촉이나 관여를 보여주는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 뉴시스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 사진=김두완 기자

◇ 후보자 의혹에서 수사자료 유출로 옮겨간 공방

수사자료 공개를 둘러싼 법률 공방에서는 김 후보자의 설명이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한 의원이 수사자료를 공개한 과정에 피의사실공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의원은 해당 죄의 적용 대상이 수사기관 종사자라며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형법상 피의사실공표죄는 범죄수사 직무를 수행하거나 이를 감독·보조하는 사람이 직무상 알게 된 피의사실을 공표한 경우에 적용된다. 한 의원의 공개 행위와 검찰 내부자료의 유출 경위는 구분해서 판단할 문제다.

여당 의원들은 후자에 무게를 실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번 인사청문회는 김승원 청문회가 아니다”며 한 의원이 검찰 수사자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그런 것 같다”고 답한 뒤 장관에 취임하면 검찰 내부자료가 정치나 변호사 영업에 사용됐는지 감찰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자 검증보다 한 의원과 검찰을 향한 공세에 질의 시간을 쓴 셈이다.

가족 관련 의혹에서도 여야의 시각은 엇갈렸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 배우자가 수원시 담당 팀장의 도움으로 소방점검 보완 기간을 확보했다는 취지의 녹취를 공개했다. 김 후보자는 배우자의 목소리를 인정하면서도 소방시설 미비에 보완 기회를 주는 것은 통상적인 행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 의원은 김 후보자의 배우자와 아들이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일을 “존경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가족의 활동 취지는 부각됐지만 같은 보완 기회가 다른 신청기관에도 주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 의원이 제시한 자료는 김 후보자가 신약 민원을 전달하기 전 무엇을 확인했는지와 피의사실공표죄 주장의 타당성을 다시 쟁점으로 끌어냈다. 그러나 양씨와의 친분이 민원 전달에 부정한 영향을 미쳤는지 신 전 의원을 통한 후속 지원에 김 후보자가 관여했는지는 청문회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김 후보자 역시 장기간의 검찰 수사와 기소유예 결정을 근거로 제시했지만 민원 전달 전 검증 과정과 이후 관여 범위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하지 못했다. 청문회장 안팎에서 주장과 반박이 이어졌지만 핵심 사실관계를 둘러싼 물음표는 여전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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