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 식재료 등 원재료비 상승으로 운영자금 부담이 커진 소상공인 A씨는 기존 대출한도만으로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SCB)를 통해 업종 특성과 상권 여건, 사업자 역량 등을 평가받아 추가 대출한도를 인정받으면서 필요한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2. 신규 기계장비 구매를 추진하던 소상공인 B씨도 기존 대출만으로 구매자금 전액을 마련하기 어려웠다. SCB 평가에서 사업 이력과 향후 영업기반, 성장 가능성이 함께 반영되면서 추가 대출을 받아 장비 구매자금을 전액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과거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하더라도 사업 성장성이 높은 소상공인은 은행 대출 승인과 한도 확대, 금리 인하 등의 우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이 매출과 업종, 상권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새로운 신용평가체계를 은행권에 도입하면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중소기업은행 광화문지점을 방문해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Small Business Credit Bureau·SCB) 은행권 시범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소상공인과 관계기관 등의 의견을 청취했다고 2일 밝혔다.
SCB는 기존 금융거래 이력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매출·업종·상권 등을 상세 분석한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업종별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신용평가체계다.
평가에는 매출과 업력뿐 아니라 사업 지속성, 근로자 수, 고객 인지도와 수요, 유통플랫폼 방문·재방문 등 다양한 정보가 활용된다. 신용정보원이 이를 토대로 소상공인의 성장등급(S등급)을 산출하면 신용평가회사가 기존 신용등급과 결합해 성장신용등급을 금융회사에 제공한다.
성장등급이 높은 소상공인은 기존 신용등급보다 상향된 성장신용등급을 적용받을 수 있다. 은행은 이를 대출심사에 반영해 대출 승인이나 한도 확대, 금리 인하 등의 우대를 제공한다.
다만 SCB 평가만으로 대출 승인 여부가 자동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은행은 SCB 평가결과를 여신심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되 한도와 금리, 담보 수준 등 대출 조건을 달리 적용할 수 있다.
◆ 16개 은행·2조2000억원 규모…하반기 참여 확대
은행권 시범운영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확대됐다. 참여 은행은 기존 7개 은행·1조8000억원 규모에서 16개 은행·2조200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지난달 31일부터 KB국민·IBK기업·NH농협·부산·신한·우리·제주·하나은행 등 8곳이 먼저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경남·광주·수협·iM·전북은행과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나머지 8곳도 올해 하반기 중 순차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SCB 도입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개정 신용정보업 감독규정과 은행권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지난달 시행한 데 이어 SCB 활용방안과 업무 담당자 면책 등을 담은 은행권 SCB 운영 가이드라인도 지난달 31일부터 시행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은행과 임직원이 관련 법령과 내부 절차를 준수하고 합리적인 근거에 따라 성실하게 대출업무를 처리했다면 해당 대출에서 부실이나 손실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재하지 않는다. 다만 고의·중과실이나 부정한 청탁 등이 있는 경우에는 면책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면책 기준을 통해 은행권이 기존 금융이력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웠던 소상공인의 성장성을 대출심사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기존 금융거래 이력 중심의 신용평가체계에서는 반영되기 어려웠던 매출, 업종, 상권, 사업 특성 등 비금융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장성을 평가하는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SCB) 도입이 포용금융의 취지에 부합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 사잇돌·지역신보까지 확대…내년 하반기 성과 분석
금융위는 내년 하반기까지 약 1년간 SCB 시범운영을 실시한 뒤 운영성과를 분석해 전 은행권의 보다 많은 소상공인 대출상품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적용 범위도 일반 은행 대출을 넘어 확대된다.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개인사업자 전용 사잇돌대출에 SCB를 적용하고, 내년에는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심사·평가에도 이를 반영할 방침이다.
아울러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신용인프라 분과와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해외 사례를 검토하고 관계기관과 소비자단체, 현장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한다.
이를 토대로 신용평가체계를 과거 금융이력 중심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미래 성장성 중심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SCB 도입을 통해 지역 상권에서 견실하게 성장을 해 온 소상공인들이 은행 대출심사 및 한도, 금리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게 되는 등 보다 많은 도전과 기회의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보다 많은 소상공인들이 미래 성장성을 기반으로 평가를 받고 꼭 필요한 자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업권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한편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제도 개선·보완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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