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 대형 매물이 잇따라 쏟아지고 있지만, 매도자와 원매자 간 눈높이 차이로 치열한 가격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외식업계와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수천억원에서 1조원대에 이르는 매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버거업계에서는 맘스터치와 BKR, 프랭크버거가 나란히 매각 절차를 밟고 있고, 치킨 프랜차이즈 노랑통닭과 디저트 브랜드 요아정도 매각·투자유치 테이블에 올랐다.
2019~2022년 외식 프랜차이즈를 사들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주기가 도래한 데다, 최근 버거·치킨 등 주요 브랜드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매각에 나설 여건이 마련됐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인수 전 실적을 끌어올린 매도자와 원매자 사이의 눈높이 차이, 인수금융 부담 등을 감안하면 실제 거래가 완성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맘스터치·BKR…1조원대 대형 매물 맞붙는다
현재 M&A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어는 맘스터치와 BKR이다.
맘스터치 최대주주인 PEF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 4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분 100% 매각을 추진 중이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맘스터치 인수 이후 매장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병행하며 기업가치를 키워왔다. 맘스터치의 매출은 2022년 3300억원대에서 지난해 4800억원대로,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20억원대에서 900억원대로 성장했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031억원을 기록했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앞서 2022년에도 맘스터치 매각을 추진했지만, 당시 1조원에 달했던 매도 희망가가 걸림돌이 돼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는 그때보다 실적이 한층 개선된 만큼 매도 측의 기대 가격도 함께 높아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통상 10~13배의 글로벌 EBITDA 멀티플과 지난해 EBITDA를 고려해 맘스터치의 기업가치를 1조원에서 최대 1조3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맘스터치는 매각 주관사 선정 전부터 인수에 적극적인 국내외 기업들의 타진이 이어져 왔으며, 이 중 일부와는 이미 긍정적인 논의가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거킹과 팀홀튼을 운영하는 BKR도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콩계 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도이치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3년 만에 다시 매각에 나섰다.
BKR의 지난해 매출은 8933억원, EBITDA는 1000억원을 넘어서며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입증했다. 버거 브랜드에 커피 프랜차이즈 팀홀튼의 성장성까지 더해지면서 몸값은 1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어피니티가 올해 초 일본 버거킹 지분 전량을 약 7500억원에 매각하며 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점도 국내 버거킹 사업 매각에 힘을 싣는 요인이 되고 있다.

◇ 500억 프랭크버거부터 2000억 노랑통닭도 매물로
중소형 프랜차이즈 매물도 인수전 테이블에 올랐다.
프랭크버거 운영사 프랭크F&B는 지난 4월 삼일PwC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대열에 합류했다. 창업주 심우창 회장 측 지분 대부분이 매각 대상으로, 시장에서는 기업가치를 약 5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한다. 전국 600여개 매장을 보유 중인 프랭크버거는 F&B 진출을 노리는 PEF들과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다.
치킨업계에서는 노랑통닭이 매물로 나왔다. 2020년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코스톤아시아가 인수한 노랑통닭은 한때 기업가치 2000억원 안팎을 목표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최근에는 실적 개선 등 내실 강화에 무게를 두며 매각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디저트 브랜드 요아정 역시 매각 또는 투자유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 PEF ‘회수 시계’ 맞물렸지만…추가 성장 여력 관건
외식 프랜차이즈 매물이 동시에 쏟아진 1차 원인은 PEF의 통상적인 투자 회수 주기(5~7년)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고물가 속 QSR(퀵서비스레스토랑) 선호 현상으로 실적이 개선된 지금이 회수의 적기라는 판단도 함께 작용했다.
해외 확장 가능성도 몸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맘스터치가 태국·몽골·일본·라오스·우즈베키스탄 등으로 매장을 확대하며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단순한 국내 프랜차이즈를 넘어 글로벌 사업자로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관건은 이미 높아진 몸값을 어떻게 조율하느냐다. PEF가 수익성을 대폭 개선한 상태에서 회사를 넘기다 보니, 인수 이후 추가로 몸값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최근 매물들은 PEF가 이미 실적 개선을 상당 부분 마친 뒤 시장에 나온 경우가 많다”며 “원매자 입장에서는 인수 이후 추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수익 여력이 얼마나 되는지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금리로 인한 인수금융 비용 상승도 투자수익률(ROI)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반면 최근 외식업계에서 굵직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 유동성이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필리핀 외식기업 졸리비푸드는 2024년 컨소시엄으로 컴포즈커피 지분 70%를 약 47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올해 2월 샤브샤브 브랜드 샤브올데이를 1200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12월 H&Q를 파이브가이즈 법인 에프지코리아 지분 100%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이달 본실사와 거래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거래가는 600~700억원이 거론됐다.
공차 역시 이달 새 주인을 찾았다. 글로벌 PEF 베인캐피탈은 지난 5일(현지시간) TA어소시에이츠와 기타 주주들로부터 공차글로벌 경영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약 6억3500만달러(약 9000억원)로 알려졌으며, 올해 4분기 중 거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다만 맘스터치와 BKR 모두 아직 예비입찰이나 본격 협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실제 매각 완료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원매자 입장에서는 몸값보다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인지가 중요한데, 외식 프랜차이즈는 외형 성장만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과 원매자가 보는 미래 성장 가치 사이의 조정이 얼마나 이뤄지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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