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이하 특검법)’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특검법을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속도전’ 주장과 국민적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공존하면서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 지도부는 우선 ‘속도 조절’에 나설 방침이다. 민생 문제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 논란 등 현안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국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 ‘속도전’ vs ‘숙의’… 특검법 두고 ‘시끌’
이번 주 민주당 내에선 특검법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모습이었다. 당 지도부에서 특검법을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에서 특검법 처리 시기에 대해 “9월 정기국회 시작되면 처리하는 게 맞다는 개인적인 입장을 (다른 의원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를 추진한 친명계(친이재명계) 핵심 인사로 분류된다.
여기에 더해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박균택 의원도 힘을 실었다. 그는 전날(26일) 같은 라디오에 나와 “개인적인 생각으론, (특검법 처리를) 빨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점에 대해서도 “(특검법에) 넣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당내에선 ‘숙의론’도 함께 나오고 있다. 김영진 의원은 27일 “(특검법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형사사법 체계에서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 게 필요할 것인가에 대해 충분히 국민적 의견을 듣고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민수 최고위원도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4월 이 대통령과 관련한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비리 의혹 사건을 비롯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을 수사대상으로 하는 특검법을 발의한 바 있다. 특히 특검법엔 사실상 ‘공소 취소 권한’을 특검에 부여하는 조항이 포함되기도 했다. 당시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의 역풍을 우려해 관련 논의를 선거 후로 미뤘다.
◇ 일단 ‘민생·조희대’ 집중… “연내엔 추진될 것”
이처럼 특검법을 두고 당내에서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지도부는 일단 특검법 추진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설 방침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 만나 “(특검법 추진은) 시기의 문제”라고 했다. 추진은 하되, 당장 속도를 내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당면 현안(조 대법원장 논란)과 민생에 (집중할 것)”이라며 “지지율도 많이 안 나오니, 최대한 빨리 (지지율을) 회복하고 국정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9월 정기국회에서 특검법은 중점 처리 법안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칠승 정책위의장은 전날 KBS 라디오에서 특검법 9월 처리 여부에 대해 “9월 정기국회를 바로 앞두고 있기 때문에 민생 현안 법안들을 처리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다른 정치적인 문제 법안들 때문에 민생 법안이 통과가 안 되게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내에 특검법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연내에는 (특검법이) 추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의원은 ‘공소 취소 권한’ 문제에 대해선 “굳이 특검에서 공소 취소를 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라고 했다. 특검법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김민석 대표도 전당대회 기간 중 언론 인터뷰에서 ‘공소 취소 권한’이 부여된 특검법 추진 계획에 대해 “잘못된 기소나 조작 기소는 (공소가) 취소되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특검을 통하는 것이 좋을지, 애초 책임자인 검찰이 자체적으로 취소하는 것이 좋은지를 놓고 국민적 공감대를 살피며 결정하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당내에서 ‘공소 취소 권한’ 문제에 대해 ‘신중론’이 나오는 것은 국민의힘의 공세와도 무관치 않다. 현재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조작기소 특검법’을 ‘공소 취소 특검법’으로 규정하며 공세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것은 특검이 아닌, ‘이재명 재판 삭제법’이자 대통령 맞춤형 ‘셀프 면죄부’, 입법권을 동원한 ‘사법 리스크 세탁법’”이라며 “대통령 본인과 핵심 측근들의 형사사건을 다시 수사할 특검을 만들고, 민주당이 법안을 통과시켜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를 없앨 수 있는 길까지 열어주겠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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