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제주 고 장미란씨 실종 사건을 담당 경찰관이 허위로 종결한 사실이 밝혀지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성인 실종 대응 체계의 허점도 함께 재조명되고 있다. 성인 실종 사건의 상당수가 법적 한계로 인해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이하 실종아동법)’에 따르면, 18세 미만 아동·치매 환자·장애인의 경우 실종 신고 접수 시 경찰이 이들의 동의 없이 통신사 등에 개인위치정보 제출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다.
반면 성인 실종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관련 법률이 부재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경찰 내부 규칙에 따라 단순 ‘가출인’으로 분류되며 강제 수색에 나설 근거가 없다. 국가가 성인을 대상으로 위치를 추적한다면 헌법상 기본권에 해당하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쏟아진다.
문제는 이러한 법적 한계가 현장의 비극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실종 성인 신고 건수는 아동의 수를 훨씬 웃돌지만 사망한 채 발견되는 비율은 실종 아동 대비 4.9배 높은 수준이다. 경찰이 법적 근거 부족으로 초기 수색 조치에 나서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치고 결국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게 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러한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22대 국회에는 이른바 ‘실종성인법’ 4건 발의돼 있다. 특히 임호선·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 3건에는 ‘기본권 침해’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수색 대상을 ‘특정 실종 성인’으로 한정하는 조건을 명시했다.
법안에 따르면 ‘특정 실종 성인’은 △자살 의사 또는 계획을 표시하는 등 자살 시도 우려가 있는 사람 △긴급한 의료적 치료 또는 약품 투여 등 긴급하게 발견이 요구되는 사람 등으로 국한한다.
반면 △피의자로 지명수배 중인 사람 △군형법에 따라 군무 이탈로 지명수배된 사람 △보호관찰 대상자 중 소재가 불명해 지명수배 중인 사람 △대통령령으로 정한 사람 등은 수색 대상에서 제외된다.
전문가들 역시 이 같은 법제화에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자살 시도자를 따로 분류해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자살 시도자는) 성인 실종이라기보다 자살을 하러 간 것이라고 봐야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교수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자살을 막아야 하는 기본적 책무가 있는 만큼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며 “그동안은 법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대응하지 못 했다. 한 사람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본권 침해 논란’에 대한 질문에도 “오히려 행정권을 보호해 주는 것이고 자살 방지책으로 접근하게 되면 기본권 침해라는 문제도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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