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티웨이항공에서 사명을 바꾸고 재도약을 선언한 트리니티항공이 심각한 재무 진통을 겪고 있다. 중장거리 노선을 공략하기 위해 기체를 공격적으로 늘렸으나, 이것이 도리어 거대한 리스 비용 부담과 현금 고갈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결국 버티지 못한 회사는 대규모 시설 투자 계획까지 뒤로 미루며 긴급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트리니티항공이 안고 있는 리스부채는 8239억원에 달한다. 불과 6개월 만에 1850억원 이상(29%)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빌려 쓰는 자산의 가치를 뜻하는 사용권자산 역시 7006억원으로 늘었다.
이처럼 부채가 급증한 것은 장거리 운항에 투입할 대형 기종을 한꺼번에 늘린 영향이 컸다. 현재 이 회사가 운용 중인 항공기는 A330과 B777 시리즈 등을 포함해 총 47대다. 기체가 늘어난 만큼 들어가는 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상반기에만 리스 이자로 371억원이 나갔고,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 손실도 435억원에 달했다. 순수하게 리스비로 빠져나간 현금만 1248억원이다.
벌어들이는 돈 없는 상태서 적자 폭만 심화
더 큰 문제는 밖으로 나가는 돈은 늘어난 반면, 내부에서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은 사실상 바닥을 쳤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26억원에 불과해 전년 동기(943억원) 대비 97%나 토막 났다. 이자 수익 등을 뺀 순수 영업 현금 흐름은 오히려 13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상반기 매출은 1조818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2% 늘었지만,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은 지난해 1138억원에서 올해 1628억원으로 오히려 확대됐다.
1500억원대 신규 격납고 착공 연기… 재무 방어 총력
돈줄이 막히자 당초 계획했던 거대 시설 투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트리니티항공은 인천국제공항에 지으려던 첨단 정비시설(H2) 착공일을 기존 이달 1일에서 내년 12월로 늦췄다. 이에 따라 정비소 완성 시점도 2028년 8월에서 2029년 말로 1년 이상 미뤄지게 됐다.
이 사업은 해외 업체에 의존하던 정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1523억원을 들여 대형 정비시설을 구축하려던 프로젝트다. 그러나 기재 도입에 따른 고정비 증가와 현금 흐름 악화가 지속되자 대대적인 자금 집행을 일단 멈추기로 한 것이다.
항공업계에서는 고환율과 고유가라는 악재 속에 LCC들의 중장거리 노선 경쟁이 무리수로 작용했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 전반에 불어닥친 불황이 길어지면서 영업으로 버틴 현금이 빠르게 바닥나고 있다"며 "당분간 무리한 확장보다는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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