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에선 수비 잘 한다는 소리 들었는데…
이정후(28,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017년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하자마자 내야에서 외야수로 옮겼다. 현 두산 베어스 홍원기 수석코치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커리어 초창기에는 코너 외야를 맡았지만, 홍원기 수석코치가 키움에서 감독직을 수행한 뒤엔 줄곧 중견수를 맡았다.

이정후는 키움에서 중견수로 꽤 커리어를 쌓은 뒤엔 수비를 잘 한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워낙 타격이 뛰어나 상대적으로 수비 능력이 주목을 못 받았을 뿐, 구단 내부에선 이정후의 수비력이 KBO리그 최상급이라고도 평가했다.
그러나 이정후가 2024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 이런 평가가 쏙 들었다. 이정후의 어깨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잡은 2024년은 그렇다고 쳐도, 작년과 올해 이정후의 수비 지표는 참담하다. 팬그래프 기준 DRS는 작년 -18, 올해 -5다. OAA는 -5, 올해 -2다.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수비력이 좋은 헤리슨 베이더를 영입해 중견수를 맡기고 이정후를 우익수로 옮겼다. 수비 부담을 줄여주는 조치였지만, 이정후의 수비력은 나아졌다고 보기 어렵다. 심지어 베이더가 부상으로 장기결장하고, 재활 중에 스쿠터 사고까지 내며 구단에서의 입지가 불투명해졌지만, 이정후는 중견수로 돌아오지 못했다. 간혹 중견수를 봤지만, 지금 수비력으론 지명타자로 가야 하나 싶기도 하다.
이정후는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서 믿을 수 없는, 최악의 수비를 선보였다. 4-4 동점이던 9회말 2사 1,2루서 에제퀴엘 듀란의 타구의 낙구지점을 순간적으로 잃어버리며 주저앉았고, 타구도 우측 외야에 그대로 뚝 떨어진 뒤 담장을 넘어갔다.
공식기록은 듀란의 끝내기 인정 2루타. 그러나 이정후의 실책 혹은 본헤드라고 봐야 한다. 2아웃이라서 살짝 전진수비를 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뒷걸음을 해서 잡지 못할 타구가 절대 아니었다. 무난히 처리해줘야 하는 타구였다.
물론 이정후가 올해 형편없는 수비만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 종종 기가 막힌 수비로 샌프란시스코 팬들을 열광시킨다. 또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오라클파크는 외야로 바닷바람이 불어 외야수들이 수비하기에 어려운 구장이다. 난이도 높은 홈구장에선 수비를 잘 했는데, 정작 원정에서 사고가 나고 말았다.

이정후는 이제 샌프란시스코 외야진의 중심이자 리더다. 타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좀 더 균일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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