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잠실 유진형 기자] 모두가 빠른 공과 파이어볼러를 찾는 '구속혁명'의 시대에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0km도 되지 않는 투수가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으며 다승 단독 선두에 올랐다. 주인공은 LG 트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임찬규다.
임찬규는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시즌 10승(4패)째를 수확했다. 이 승리로 임찬규는 2023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LG 레전드 정삼흠(1991~1994년)과 어깨를 나란히 한 임찬규는 이제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은 케이스 켈리(2019~2023)의 기록에 한 걸음 다가섰다.
하지만 경기 후 인터뷰 단상에 올라온 임찬규의 얼굴에는 기쁨보다 벅차오르는 감정이 더 크게 일렁였다. 대기록을 작성한 투수였지만, 끝까지 자신의 이름을 외쳐주는 팬들의 목소리에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후반기 들어 길어진 연패에 고개를 숙여왔던 임찬규는 "그동안 부담감을 부정해 왔던 것 같다. 팬들을 보니 잠실야구장도 마지막이고, 이런 힘든 가운데 팬들께서 응원해 주시는 모습을 보니 벅차올랐다"라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프로 데뷔 후 오직 스트라이프 유니폼만 입어온 LG 프렌차이즈 스타 임찬규도 신인 시절 150km 파이어볼러 였다. 그런데 구속을 잃고 긴 암흑기를 보내고 있을 때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를 강타한 '구속혁명'의 바람이 KBO리그까지 거세게 불어닥쳤다. 메이저리그 평속은 150km, 일본은 148km를 넘어섰고, 한국 역시 150km 이상은 기본이고 160km에 육박하는 파이어볼러가 즐비한 시대가 됐다.
그러나 그 거친 구속의 시대 속에서도 임찬규는 정밀한 제구와 변화무쌍한 완급조절, 그리고 팀과 팬을 향한 낭만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140km가 채 안 되는 공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고 정면 승부를 펼치며, 그는 2026시즌 KBO리그 마운드에서 가장 먼저 10승을 달성했다. 숫자로 증명되는 구속보다 더 무게감 있는 낭만을 던진 임찬규의 투구에 잠실의 밤은 또 한 번 감동으로 물들었다.
[다승 단독 선두에 오른 임찬규가 팬들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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