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K-푸드플러스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라면을 걷어내면 성장세는 제자리걸음에 가까웠다.
K-푸드플러스는 농림축산식품부 수출 통계 용어다. 라면·김치·과자 등 K-푸드에 농기계와 비료, 농약, 동물용의약품, 종자, 스마트팜 등 농산업 수출까지 합친 지표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푸드플러스 수출액은 70억4510만달러(10조5677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전체 실적 가운데 농식품은 53억8190만달러(약 8조729억원), 농산업은 16억6320만달러(약 2조4948억원)였다.
농식품 수출 증가분 대부분은 라면에서 나왔다. 상반기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51억2600만달러(7조6890억원)에서 올해 53억8190만달러(8조729억원)로 2억5590만달러(3839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라면 수출 증가액은 약 2억400만달러(3060억원)로 전체 증가분의 약 80%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9억3540만달러(약 1조4031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7.9%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 15억2090만달러(약 2조2814억원)의 61.5%를 반년 만에 달성한 셈이다. 농식품 수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도 14.3%에서 17.4%로 3.1%p 높아졌다.
기타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약 43억9460만달러(약 6조5919억원)에서 올해 44억4650만달러(약 6조6698억원)로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라면이 국가 농식품 수출과 개별 기업 실적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이에 견줄 만한 후속 수출 품목을 늘려 성장 기반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라면의 고성장은 K-푸드의 해외 경쟁력을 보여주는 성과”라면서도 “수출 성장세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려면 특정 품목에 성과가 집중된 구조를 점차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라면이 확보한 해외 인지도와 유통망을 김치와 소스, 쌀가공식품 등으로 확산해 후속 수출 품목을 키워야 한다”며 “여러 품목이 함께 규모를 확대할 때 K-푸드 수출의 성장 기반도 한층 탄탄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면업체 실적 전망에서도 해외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가 돋보인다. 유안타증권은 농심의 2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9367억원, 577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7.9%, 43.8% 늘어난 규모로, 해외 법인 매출 증가율은 29%로 예상했다.
또한 DS투자증권은 삼양식품의 2분기 매출액을 7449억원, 영업이익을 1756억원으로 전망했다. 각각 34.7%, 46.2% 증가한 수치다. 2분기 라면 수출액은 3억3000만달러(4950억원)로 전년 대비 22%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상반기 라면 성장세는 주요 수출시장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최대 시장인 미국의 농식품 수출은 11.3% 증가해 상반기 처음으로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넘어섰고, 이 가운데 라면 수출은 24.4% 늘었다. 중국에서도 농식품 수출 증가율은 9.4%였지만 라면은 34.9% 뛰었다.
중남미와 유럽에서는 성장 속도가 더욱 가팔랐다. 중남미 농식품 수출이 19.5% 늘어나는 동안 라면은 150.9% 급증했고, 유럽에서도 농식품 전체가 17.9% 증가한 가운데 라면은 47.5% 성장했다.
유럽에서는 소스류와 쌀가공식품 수출도 각각 17.2%, 17.4% 늘었지만 수출 규모에서는 라면과 큰 차이를 보였다. 라면 수출액은 1억5030만달러(약 2255억원)에 달한 반면 소스류와 쌀가공식품은 각각 1750만달러(약 263억원), 1480만달러(약 222억원)에 머물렀다.
과자류와 쌀가공식품은 각각 7.2%, 7.9% 증가한 3억9880만달러(약 5982억원)와 1억4980만달러(약 2247억원)를 기록했다. 음료와 김치는 각각 3.1%, 3.2% 늘어 농식품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신선식품 수출도 7억1410만달러(약 1조712억원)로 전년 수준에 머물렀다. 효자 품목이던 인삼류와 파프리카 수출은 각각 21.6%, 12.6% 감소했다.
정부가 제시한 올해 K-푸드플러스 수출 목표는 160억달러(24조원)다. 상반기 목표 달성률은 44.0%로, 남은 하반기에만 89억5490만달러(13조4324억원)를 수출해야 한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실적인 68억6210만달러(10조2932억원)보다 약 30.5% 많은 규모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라면 이외 품목 성장세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연간 목표 달성 여부도 라면 실적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여타 부분의 성장 동력 마련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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