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조 투자 삼성바이오…CDMO 경쟁축 '항체→펩타이드' 확대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의 경쟁이 생산능력뿐 아니라 확보한 기술 플랫폼과 생산 품목의 다양성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근 비만치료제를 중심으로 펩타이드 의약품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관련 생산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이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 올해 미국 생산시설 인수를 마친 데 이어 스위스 펩타이드 전문 CDMO 기업인 폴리펩타이드그룹(PolyPeptide Group AG) 인수에 나서면서 생산거점과 기술 플랫폼을 동시에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일 공시를 통해 폴리펩타이드그룹 지분 100% 확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취득 예정 주식은 3301만6411주이며 인수 금액은 약 2조7062억원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거래는 공개매수 방식으로 진행된다. 회사는 완전희석 기준 발행주식의 66.7% 이상이 응모하면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예정 결제일은 오는 11월30일이다. 최대주주인 드라우프니르 홀딩(Draupnir Holding B.V.)도 보유 지분 전량을 공개매수에 응모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생산시설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항체의약품을 중심으로 CDMO 사업을 확대해 왔으며, 최근에는 mRNA(메신저리보핵산), ADC(항체약물접합체)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생산 영역을 넓혀왔다. 여기에 펩타이드 생산 역량까지 확보하면 다양한 의약품 플랫폼을 아우르는 생산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이 짧게 연결된 생체물질로, 체내에서 호르몬과 신호 전달 기능을 수행한다. 최근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가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관련 원료와 생산시설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비만 치료제 시장이 오는 2035년 최대 1500억달러(약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수 대상인 폴리펩타이드는 1996년 글로벌 제약사 페링(Ferring)의 펩타이드 생산사업부에서 분사한 CDMO 기업이다. 스위스를 비롯해 미국과 인도 등 5개국에서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거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1000건 이상의 펩타이드 의약품 개발·생산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친환경 제조공정과 생산 효율성을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거래는 올해 미국 생산기지 확보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의 GSK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완료하며 북미 생산 기반을 강화했다. 당시 약 4000억원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현지 전문 인력을 승계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넓혔다.

다만 이번 거래는 기업결합 심사와 외국인투자 관련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공개매수 결과에 따라 최종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폴리펩타이드는 지난해 매출 약 6692억원을 기록했지만 연구개발 투자와 생산시설 운영비용 등의 영향으로 36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인수는 생산능력과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등 회사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양사의 역량을 결합해 고객에게 보다 폭넓은 솔루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CDMO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페터 빌덴 폴리펩타이드그룹 이사회 의장은 "양사의 기술과 생산 역량이 결합되면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생산시설 확장 중심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전략을 기술 플랫폼과 글로벌 거점 확보까지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공개매수 완료와 기업결합 승인 이후 양사의 생산·고객 네트워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합하느냐가 이번 M&A의 성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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