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잘 먹고 잘 사는 아이로 잘 키우기! '본능적 생존선'

맘스커리어
▲방송연예인이자 작가 이정수

 

[맘스커리어 = 이정수 작가] 나는 아이들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던 중에 놀라운 데이터를 보게 됐다. 우리나라 자영업 폐업률 1위가 병원이라는 거다. 요즘 입시에서 가장 선호하는 직군인 의사가 어떻게 저런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궁금해졌고, 그와 동시에 이런 상황인데, 왜 의사를 만들려고 부모들은 노력하는가도 궁금해졌다.

 

우선 폐업률을 몰랐을 수 있다. 나도 몇 달 전까진 몰랐다. 공부하다가 우연히 알게 됐고, 당시에 상당히 놀랐다. 주변 지인 의사들에게도 이걸 말하면 ‘그럴 만해...’라는 답변을 들을 뿐, 본인들도 잘 모르고 있었다. 아무래도 업계에서 이걸 알려봐야 좋을 것이 없으니 그냥 조용히 있었을 수 있다. 거기에 부모들의 기대감이 그걸 안 보이게 덮었을 수 있고 말이다.
 

그러니 이건 논외하고, 많은 선망의 직종이 거의 사라지고 의사로 몰렸냐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는 검사, 변호사, 선생님, 공무원, 의사 등등의 좋은 직업들의 선택지가 여러 곳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직업이라는 그룹이 생기게 된 계기는 IMF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97년 당시에 상상도 못한 것들이 많이 무너져 내렸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자녀를 키우던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는 거다. 그러면서 저런 안전하고 좋은 직업군들이 탄생했다. 그러다가 이 직업군에 고충들이 언론을 통해 수면 위로 많이 올라왔고, 그 와중에 코로나가 찾아오면서 한 번 더 부모들을 두렵게 했다. 그렇게 남은 것이 의사라는 직종이라고 본다.


아무튼 이렇게 부모가 고르고 고른 직업인데, 왜 폐업률이 1등인 걸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본능적 생존선”을 잘 몰라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본다. 사실 본능적 생존선이란 표현은 내가 만든 표현이다. (전문가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다른 표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이 어려운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꼭 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 태어나는 순간 폐로 호흡을 해야 한다거나 바다에 떨어졌는데 수영을 할 줄 알아야 한다거나 하는 원초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본능적 생존선이란 사회에서 내가 생존하는데 필요한 최소 요건 말한다. 

 

코미디언들을 예를 들어보겠다. 코미디언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첫인상으로 상대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기 쉽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유머를 익혀서 자신의 매력을 상승시킨다. 사람을 웃긴다는 것은 상당히 복합적인 재능이다. 상대가 어떤 것을 좋아할지 알아채는 눈치도 있어야 하고, 상황 파악도 빨라야 하며, 못 웃겨서 민망해지는 상황도 견디는 뻔뻔함과 언제든 자신을 웃음의 재물로 내던질 강한 멘탈도 가져야 한다. 이렇게 어려운 재능을 가지고 있으니 개그맨들은 미녀와 결혼할 수 있게 된 거다. 그런데 정우성(대표적 미남으로서의 예)은 자신의 매력을 어필함에 있어, 굳이 유머가 필요가 없다. 그냥 쳐다보면 되니까. 여기서 코미디언과 정우성의 “본능적 생존선”의 차이를 느꼈을 거다.


누군가는 살기 위해 어떤 것을 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지 의사라는 타이틀과 의학적 지식만 가지고 개원, 즉 자영업의 세계에 뛰어들었다간 망하기에 십상이라는 거다. 자영업을 한다는 것은 사람을 관리하고, 잘 대면 할 수 있는 사회성과 수익을 늘릴 수 있는 영업력이 추가로 더 필요해진다는 뜻이다. 봉직의보다 생존선이 높아진 것이다. 이걸 본인들이 직접 느껴야 한다. 사실 본능적 생존선이라는 개념을 설명하고 싶어서 의사라는 직군을 예로 들었을 뿐이고, 진짜 전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선 “자신의 본능적 생존선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하고, 필요한 것을 챙기며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흔히 말하는 스펙 같은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인 인간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어야 한다. 요즘 AI 시대니, 스마트 시대니 하면서 살아남기 위해서 뭘 해야 한다 말이 많지만 결국 더 인간적인 사람, 매력적인 사람이 이길 거다. 결국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매력적인 사람이 기술이 있을 때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거다.

 

맘스커리어 / 이정수 작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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