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 개최지, ‘경주’ 사실상 확정…인천 ‘불복’, 제주 ‘수용’

뉴스밸런스
  ▲2025 APEC 정상회의 주 회의장으로 사용될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전경. /경주시 제공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뉴스밸런스는 우리 사회에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거나 화제가 되는 이슈 및 정책을 대상으로 찬성론과 반대론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논쟁터입니다. 양측 주장과 의견을 최대한 공정하고 충실히 전달함으로써 독자들의 정확한 판단과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제는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지 ‘경주’ 사실상 확정…인천 ‘반발’, 제주 ‘수용’”입니다.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가 경상북도 경주시로 사실상 결정됐습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선정위원회는 지난 20일 4차 회의에서 경주를 내년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건의하기로 의결했다.

선정위원들은 그간 토의·평가에 기반해 국가·지역 발전에의 기여도, 문화·관광자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우수성을 보유한 경주가 최적의 후보도시라고 다수결로 결정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습니다. 선정위의 건의에 따라 이달 중 열릴 예정인 준비위에서 개최도시를 최종 확정하게 됩니다.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이후 내년 11월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놓고 경주와 함께 인천광역시, 제주특별자치도 등 3개 지자체가 유치 경쟁을 벌인 결과 경주로 사실상 낙점된 셈입니다.

선정위는 장관회의 및 고위관리회의(SOM) 등 2025 APEC 의장굮 수임 계기로 국내에서 개최될 예정인 주요 화의를 이번에 선정되지 않은 인천과 제주에서 분산 개최하는 방안도 건의할 것을 함께 의결했습니다.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를 놓고 3파전을 벌여온 경주, 인천, 제주의 분위기는 크게 엇갈렸습니다.

먼저 경주는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도심 곳곳에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을 자축하는 내용의 현수막들이 걸리고, 온라인에도 축하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24일 경주시에 따르면 주낙영 시장은 “2025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지방 균형발전의 롤모델로 자리잡겠다”고 밝혔습니다. 주 시장은 이날 민선 8기 2주년을 맞아 “경주가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사실상 결정된 것은 우리 지역 역사의 가치와 문화적 풍요로움, 그리고 시민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이 만들어 낸 쾌거”라고 말했습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준비에 본격 돌입했습니다. 경북도는 지난 23일 도청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APEC 정상회의 추진지원단 구성과 지원 예산 편성 계획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APEC을 계기로 경주가 다시 역사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유치에 실패한 경쟁 도시 인천과 제주가 또 다른 국제행사를 도입해 위안의 기회를 얻길 기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에 실패한 인천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차대한 APEC 정상회의를 최적지에서 개최해야 하는 것은 초등학생도 알만한 상식”이라며 “이번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마치 수능 만점자를 탈락시킨 것과 같은 참 나쁜 결정”이라고도 했습니다.

유 시장은 “공모기준의 모든 항목에서 압도적으로 탁월한 인천을 두고, 전통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점을 높게 사 개최지를 결정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고 공정하지도 않다”면서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앞선 결정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모든 것을 꼼꼼히 살펴야 하고, 조만간 외교부 장관을 만나 신중하고도 현명한 결정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인천YMCA 등 지역 시민단체들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인천경실련은 24일 논평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경제 성장과 번영을 위해 개최되는 국제행사가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이란 논란에 휩싸였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며 "외교부의 해명을 요구하는 한편, 선정위원회의 심사과정, 평가결과와 관련한 일체의 자료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인천YMCA는 (사)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등과 함께 25~26일 중 외교부 인근에서 ‘외교부의 APEC 개최 도시 결정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APEC 유치에 탈락한 제주의 경우 인천과 달리 사뭇 온도차를 보였습니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일부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오영훈 제주지사는 ‘수용’ 의사를 밝혔습니다. 오 지사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매우 아쉬운 결과”라면서도 “개최지로 선정된 경주시에는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라며 결과를 수용했습니다.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경주가 사실상 낙점된 가운데, 그동안 치열한 경합을 벌여온 경주, 인천, 제주 등 3개 지자체의 반응과 분위기를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Copyright ⓒ 뉴스밸런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2025 APEC 개최지, ‘경주’ 사실상 확정…인천 ‘불복’, 제주 ‘수용’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