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신경전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당대회 룰’마저 삐걱대는 모습이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당 대표 선거와 관련해 ‘선호투표제’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는데, 이를 두고 친청계(친정청래계)가 “원천 무효”라며 강력 반발했기 때문이다.
반발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나왔다. 친청계인 이성윤 최고위원은 선호투표 방식에 대해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당헌 제25조에 당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선출한다고 명시된 점과 당규 제66조에 ‘당 대표 선거는 과반수의 득표자를 당선인으로 한다. 이를 위한 결선투표 실시의 구체적인 방법은 전준위에서 정하되, 최고위와 당무위 의결을 통해 확정한다’고 명시된 점을 근거로 삼았다. 또 당규에 ‘선호투표’와 ‘결선투표’가 나눠져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에 이 최고위원은 “당헌·당규상 당 대표 선출은 결선투표로 결정하도록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는데도, 이번 전준위에서 느닷없이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당 대표 선출 방법을 선호투표로 결정한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고 권한 없는 행위로 원천 무효”라고 반발했다.
문정복 최고위원도 “선호투표 적용 시 당헌·당규 위반이 될 소지가 있고, (오는) 17일부터 후보자 등록이기 때문에 당헌·당규를 개정하면서까지 전당대회 룰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전준위는 전날(7일) 회의를 열고 당 대표 선거에서 선호투표제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선호투표는 경선후보자의 수가 3인 이상일 경우 실시한다. 이 방식은 선거인이 3인 이상의 후보자에 대해 후보자별 선호하는 순서를 각각 투표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하위 득표자를 제외하고 최하위 득표자의 2순위 표를 개표해 각 후보자의 득표수에 가산하는 방식이다. 만약 과반 득표자가 있을 시 그 후보를 당선인으로 확정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친명계(친이재명계) 주자가 유리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당권 주자인 정청래 전 대표가 1순위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할 경우, 친명계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으로 표가 모일 수 있다는 것이다. 1순위에 정 전 대표나 친명 후보를 기입할 경우, 2순위엔 친명 후보를 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전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조승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8·17 전당대회 당 대표 선출에 선호투표를 도입하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철회하든지, 시행하려면 당헌·당규 개정을 해야 한다”고 적었다.
당권 주자들 사이에선 의견이 갈렸다. 이날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송영길 의원은 “선호투표 (방식) 결정을 존중한다”며 “결선투표 방식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식으로 보고, 모두 한 표만 찍는다고 하면 누구를 찍을까 하는 유권자들의 고민을 해소해 줬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날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고민정 의원은 “전준위의 선호투표제 역시 투명하지 못함으로 인해 불공정하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는 전준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선호투표제를 두고 논란이 발생하자, 지도부는 추가 논의를 하기로 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 최고위원들의 이견이 있어서 더 논의하기로 했다”며 “오후 전준위 기획분과에서 논의한 뒤 내일(9일) 전준위에 보고해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학영 전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전준위에서) 선호투표제를 하는 것에 다 동의를 했다”며 “당헌·당규 사안은 관련 위원회에서 짚어주시면 반영해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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