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하림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운영이 본격화되면서 기업형 슈퍼마켓(SSM)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새 주인 하림그룹 체제에서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하림 계열사인 NS홈쇼핑이 지난달 영업양수 절차를 마친 이후 회생절차 당시 텅 비었던 매대가 다시 채워지고 매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매장이다. 회생절차 과정에서 대금 지급 우려로 납품을 중단했던 협력업체들은 NS홈쇼핑이 이달 초 지급보증확약서를 제공하면서 공급을 재개했다.
서울 시내 일부 매장에서는 비어 있던 신선식품 매대가 대부분 채워졌고 하림 닭고기를 비롯한 그룹 계열 상품도 순차적으로 입점하고 있다.

실적도 빠르게 반등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납품이 정상화된 지난 6월 1~11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전체 매출은 직전보다 16% 증가했고 신선식품 매출은 30% 이상 늘었다. 텅 빈 매대가 채워지자 소비자 발길도 돌아온 셈이다.
하림은 현재 △점포 운영 안정화 △상품 공급 정상화 △고객 서비스 회복을 3대 핵심 과제로 삼고 현장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후 시설을 교체하고 신규 거래처를 확보하는 한편 서비스·품질 교육을 강화하며 고객 신뢰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인수 후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인수 마무리 후 2주 정도 지났는데 상품 공급과 점포 운영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여와 상품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고 현장 분위기도 많이 살아났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수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추진해온 ‘식품 수직계열화’ 전략의 연장선이다. SSM 점포망을 늘리는 것을 넘어 생산부터 유통, 배송까지 아우르는 통합 식품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특히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전국 점포 대부분 수도권과 광역시 주거밀집지역 입지가 강점이다. 이는 즉시배송과 퀵커머스 시대에 도심형 물류거점(MFC)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하림은 이를 NS홈쇼핑과 연계한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홈쇼핑 방송과 동시에 인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에서 상품을 출고해 1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도 검토하고 있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익스프레스 점포를 지역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면 홈쇼핑 방송과 동시에 점포에서 상품을 출고해 1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도 가능하다”며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까지 구축되면 시너지는 한층 커질 전망이다. 하림은 양재 물류단지를 수도권 신선식품 공급의 핵심 허브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지역별 배송 거점으로 연결해 생산부터 물류, 판매, 즉시배송까지 이어지는 통합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286개 점포를 안정화한 뒤에는 가맹사업을 통해 지방 거점까지 점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가맹점은 66개로 전체의 23%를 차지한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근거리 장보기와 퀵커머스 확산으로 SSM 시장이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589개 점포를 운영하는 GS더프레시는 올해 1분기 매출 4534억원, 영업이익 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 55.1% 증가했다. 퀵커머스 매출도 32.8% 늘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같은 기간 매출 3645억원, 영업이익 83억원으로 각각 2.3%, 51.4% 증가했고, 롯데슈퍼도 매출 3058억원으로 0.2% 늘며 수익성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단기간 내 시장 판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쿠팡과 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새벽배송과 즉시배송 시장을 선점한 데다 기존 SSM 3사도 자체브랜드(PB)와 신선식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어서다. 또, 대형마트와 함께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점도 SSM의 구조적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이후 당장은 매장 운영과 가맹점 관리 등 현장 안정화가 우선”이라며 “이후에는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하림만의 색깔을 입힌 리뉴얼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NS홈쇼핑과 연계한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 가능성은 높지만, 퀵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추가적인 투자와 플랫폼과의 협업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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