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총 800조 규모 역대급 반도체 산업단지가 호남에 들어서는 것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을 위해선 전력과 용수 등 필수 인프라가 중요한 만큼 이러한 ‘맞춤형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행정력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호남에 대한 투자에 대해 “정책 쇼가 아닌 진짜구나를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지난 1년의 임기 중 이번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낸 것이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서남권 투자는 기업인들이 결단해 주신 것이라 우리 국민을 대표해, 특히 이 호남에 거주하시는 국민을 대신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기업도 유익하고 우리 국가에게도 유익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SK와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은 서남권에 약 896조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SK는 약 470조를 투입해 메모리 팹 2기와 1기가와트(GW)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약 425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메모리 팹 2기와 국가AI 컴퓨팅센터 등을 짓는다. 앰코는 약 1조원을 들여 첨단 패키징 팹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이번에 투자하기로 한 800조원은 광주·전남 지역의 5년 총생산과 맞먹는 수치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보고회에서 “그야말로 이곳 경제 지도가 새로 쓰여지는 수준”이라며 “이번 800조원의 투자가 생길경우 무려 160만명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전망했다. 물론 이는 전국적 일자리 증가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반도체 생산기지가 호남에 마련되는 만큼 상당 부분의 일자리가 호남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 정치권 공방에 “경제 원리”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
정부는 이러한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결단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반도체 특별위원회 신설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번 사안을 직접 챙길 예정인 것은 물론 청와대 내부에도 이를 전담할 조직을 신설한다. 산업통상부 내에는 반도체 혁신성장지원단을 설치해 인프라 지원은 물론 투자 환경 조성에 힘을 싣겠다는 각오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정부에서 재정 지원이든 인프라 구축이든 거주, 교육, 여건이든 문화, 보건 여건이든지 최대로 잘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전력, 용수 등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인프라 마련에는 정부 역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이번 호남 반도체 산단 건설과 관련해 정부의 ‘정치적 목적’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는데, 이는 반도체 시설이 들어설 인프라가 적절하냐는 질문과 맞닿아 있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경제적 원리에 따른 것”이라며 이같은 비판에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용수, 전력, 용지, 인프라 포함해서 호남지역, 특히 광주․전남 지역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 됐다”고 했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물은 하루 65만 톤이다. 정부는 동복댐 하루 30만톤, 주암댐 및 장흥댐에서 15만톤, 보성강댐에서 10만톤, 나주댐에서 10만톤을 확보해 해당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의 경우 발전설비와 송전망 등을 신속히 구축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재생에너지의 활용이 중요해 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이 대통령은 “전남·광주를 둘러싼 서남 해안의 풍력, 태양광이 매우 풍부하고 잠재력도 높다”고 말했다.
전력과 용수 등 기반 시설 구축 비용은 정부가 100% 지원한다. 산업 단지 조성 기간도 현재 절반 수준인 5년 이내로 단축하고, 정부가 제정 추진 중인 메가특구법에 따라 서남권에 최소 1개 이상 메가특구를 지정해 기업이 겪는 규제를 일거에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업들이 지방에 투자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최대한 부여하고 정주 여건 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호남 반도체 산단 건설이 지역 균형 발전은 물론 호남에 대한 차별에 대한 역사적 보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면 축사에서 “아무런 보상과 대가 없이도 차별의 고통과 설움을 견뎌내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만들고 지켜온 호남에 대한 역사적 국민적 보상으로 생각한다”며 “일체의 차질 없이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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