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잃은 ‘친청-친문 연대설’

시사위크
친문계(친문재인계)가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판에 나서면서 ‘친청-친문 연대설’은 힘을 잃은 모습이다. 사진은 정 전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평산책방 부스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인사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친문계(친문재인계)가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판에 나서면서 ‘친청-친문 연대설’은 힘을 잃은 모습이다. 사진은 정 전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평산책방 부스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인사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화두가 됐던 것은 이른바 ‘연대설’이었다.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의 연대설과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정청래 전 대표와 관련된 ‘친청(친정청래)-친문(친문재인) 연대설’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친청-친문 연대설’은 힘을 잃은 모습이다. 친문계에서 정 전 대표를 향한 공개적인 비판이 나오면서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정 전 대표가 ‘친명(친이재명) 대 친문(친문재인)’ 구도를 만들고 싶겠지만, 이미 권력 구도가 이재명 대통령 중심으로 바뀐 만큼 일사불란한 구도 형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정청래 ‘적통론’ 띄웠지만… 친문은 ‘저격’

‘친청-친문 연대설’이 제기됐던 것은 지난 24일 정 전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은 후 당권 도전 첫 행보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가면서다. 당일 정 전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민주당 출신의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언급했고, 오후엔 문 전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그는 최고위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저는 노무현 키즈”라고 했고, 문 전 대통령과 관련해선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 합의’, ‘코로나 방역’ 등 문재인 정부의 업적을 소개했다. 또 자신이 과거 문재인 당 대표 시절 최고위원이었다는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정 전 대표가 민주당의 ‘적통론’을 띄운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또 정 전 대표는 이후 당권 도전 첫 행보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아 평산책방 부스를 운영 중인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가기도 했다. 이러한 정 전 대표의 일련의 메시지와 행보를 두고 ‘친노(친노무현)·친문’ 지지층의 표심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 바 있다.

아울러 그는 전날(25일) 페이스북에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 대통령을 배출한 자랑스런 민주당의 역사를 지키겠다”며 “민주당 DNA, 민주당 정체성을 확고히 사수하겠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처럼 정 전 대표가 ‘적통론’을 띄우는 모습에 친문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고민정 의원은 26일 YTN 라디오에 나와 “자꾸 뭔가를 얘기하시면, 그게 읽히길 바라는 마음에서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선거에 나섰을 때부터 ‘나는 노무현의 사람’이라고 말하나. 안 한다”고 설명하며, “모두가 다 그렇게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적통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고 의원은 “어떤 계파에 서 있었다고 그 사람이 적통이라는 것은 하늘에 계신 그분들께서 그런 것을 인정하시겠나”라며 “지금 민주당의 적통에 대한 싸움을 할 거면, 누가 더 민주당스러운 정책과 그 방법들로 민주당을 이끌어 갈 것인지를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고 의원은 정 전 대표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고 의원은 정 전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간 것에 대해선 “무엇이든 의도가 읽히면 감동은 없다”며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친문계인 윤건영 의원도 전날 KBS 라디오에 나와 “계획된 만남이 아니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처럼 친문계가 정 전 대표 비판에 나서며 ‘친청-친문 연대설’은 힘을 잃는 모습이 됐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당내에선 이미 이 대통령 중심으로 권력 구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정 전 대표가 ‘친명 대 친문’ 구도를 만들고 싶었을 것이라며, 연대설에 대해 “이미 권력이 바뀌었는데, 그런 일사불란한 구도가 되겠나. 각자 분화도 되는 것”이라고 했다.

고 의원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여당에 있는 사람들로선 최대한 대통령한테 힘을 실어주는 게 맞다”며 “그거는 문재인 정부에 있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완수사권 메시지’를 내는 과정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듯한 메시지가 포함되면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을 치켜세웠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당내에선 ‘혼란스러운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은 정 전 대표가 지난 25일 전북 정읍시 아우름캠퍼스에서 열린 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완수사권 메시지’를 내는 과정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듯한 메시지가 포함되면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을 치켜세웠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당내에선 ‘혼란스러운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은 정 전 대표가 지난 25일 전북 정읍시 아우름캠퍼스에서 열린 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 혼란의 ‘정청래 메시지’

이러한 가운데, 최근 정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메시지를 필두로 개혁에 대한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내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듯한 메시지가 포함되면서 최근 이 대통령을 치켜세웠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당내에선 ‘혼란스러운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정 전 대표는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가 ‘보완수사권 폐지’가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히면서도 정부안은 내지 않고 보완수사권 논의 관련 공을 국회로 넘긴 것에 대해 ‘허송세월’, ‘시간끌기’, ‘꼼수’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정부안 제출 안해? 1년동안 허송세월을 한 것은 아닌지. 참 그렇다”며 “1년 동안 준비한 내용이 무엇인지도 참 궁금하다. 시간끌기용 꼼수가 아니길 두 손 모아 기도한다”고 했고, 또 다른 글에선 “정부안으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국회로 왔으면 제일 좋았을 것”이라며 “국회로 떠넘겼으니 이제 ‘그럼 지금 당장 하자’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 혹시 시간끌기 작전인지 살펴봐야 한다. 나의 답은 ‘지금 당장, 제헌절 전에 끝내자’(다)”라고 적었다. 이는 사실상 김 총리를 겨냥한 것이었지만, 친명계에선 “여당 대표였던 사람이 정부의 공식 입장에 대해 ‘시간끌기’를 운운하다니. 이재명 정부를 의심하는 발언과 다름없다”는 반발이 나왔다.

이 같은 정 전 대표의 메시지는 지난 24일 이 대통령과 자신은 ‘운명 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러쿵저러쿵 누가 뭐래도 이 대통령을 끝까지 지킬 사람은 저 정청래다”, “이 대통령이 성공해야 저도 성공한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 이재명 정부의 성공, 이 대통령과의 의리는 제가 끝까지 지킨다” 등의 발언을 하며 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지 않으려는 모습과는 대비됐다.

이러한 정 전 대표의 메시지를 두고 한 민주당 의원은 ‘혼란스러운 메시지’라고 표현하며 “그거(혼란스러운 메시지)는 계속 그렇게 갈 것이다. (정 전 대표) 자신 지지층은 지켜야 하고, 그러면서도 (지지층을) 넓혀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대표에 대한 지지층 확장의 필요성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민주당 당권 주자와 관련한 여론조사(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0.5%.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살펴봤을 때, 민주당 지지층(응답자 409명)에서 45%가 김 총리를 지지했고, 정 전 대표가 적합하다고 보는 응답은 24%로 집계됐다. 송 의원의 지지율은 15%였다. 여론조사 전체 응답자로 살펴보면, 김 총리는 26%·정 전 대표 19%·송 의원 1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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