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부산모빌리티쇼] 기아, 다양한 PV5들로 PBV 확장성 입증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기아(000270)가 2026 부산모빌리티쇼의 중심을 승용 전기차에서 목적 기반 차량(Purpose Built Vehicle, PBV)으로 옮겼다. EV3부터 EV9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넓혀온 기아가 이번에는 PV5를 앞세워 차량의 쓰임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데 힘을 실었다.

전기차 시장의 경쟁 축은 한동안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 가격에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전기차 대중화가 일정 단계에 들어서면 다음 질문은 달라진다. 같은 전기차라도 누가,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쓰는지가 상품성을 가른다. 기아가 이번 부산모빌리티쇼에서 PV5 신규 라인업과 산업별 협업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다.

기아는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부산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에서 △PV5 패신저 7인승 △PV5 프라임 △PV5 카고 하이루프 신규 라인업 3종을 공개했다. 기존 승용 전기차 중심의 전시 구성과 달리, 이번 무대에서는 가족 이동과 프리미엄 셔틀, 물류·배송, 이동형 비즈니스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파생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기아는 2021년 EV6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초 EV2까지 총 6종의 EV 모델로 고객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며 EV 대중화를 선도했다"며 "자율주행과 SDV, 로보틱스 중심으로 재편되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30년까지 PBV 3종을 포함해 총 14개 모델로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라며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니즈를 모빌리티로 실현시켜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바꾸는 EV Tier 1 브랜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PV5, 승용과 상용 사이의 빈틈을

이번에 공개된 PV5 신규 라인업 3종은 모두 같은 이름을 달고 있지만 겨냥하는 수요는 뚜렷하게 다르다. 

먼저 PV5 패신저 7인승은 가족용 다인승 차량은 물론 렌터카, 셔틀버스, 이동 서비스 시장까지 염두에 둔 모델이다. 2-2-3 좌석 구조를 적용해 3열 승하차 편의성을 높였고, 후석 공조와 열선 시트, USB C타입 충전 단자 등 뒷좌석 이용자를 위한 사양도 보강했다.


아울러 PV5 프라임은 같은 패신저 기반이지만 성격이 조금 더 선명하다. 후석 독립 시트와 레일, 통풍 시트 등을 적용해 의전, 호텔 셔틀, 프리미엄 이동 서비스 수요를 겨냥했다. 전용 외장 색상과 블랙 스키드 플레이트, 알로이 휠, 전용 엠블럼을 더한 것도 일반 승용 모델과 다른 쓰임을 의식한 구성이다.

PV5 카고 하이루프는 물류와 작업 현장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PV5 카고 롱보다 실내 높이를 295㎜ 높였고, 운전석과 적재 공간을 오갈 수 있는 워크스루 기능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택배, 라스트마일 배송, 부피가 큰 화물을 다루는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적재량 못지않게 차량 안에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중요하다. 기아는 이 지점을 PV5 카고 하이루프의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기아가 PV5를 통해 노리는 시장은 승용차와 상용차의 중간 지대다. 기존 승용 전기차가 개인 고객의 선택을 넓혔다면, PBV는 사업자의 운영 방식까지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차량 가격과 유지비만으로 경쟁하기보다, 업무 동선과 고객 응대 방식, 적재·승하차 효율까지 상품성에 포함되는 구조다.


기아는 앞으로 택시 및 수요응답형 모빌리티용 패신저 5인승, 소상공인 전용 탑차, 아웃도어·레저 특화 모델 등으로 PV5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객군을 쪼개고, 각 수요에 맞춰 차체와 실내 구성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파트너 붙인 PV5, 차보다 운영 모델 선봬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완성차 자체보다 파트너사와 함께 만든 협업 모델이다. 기아는 대한민국 경찰청, 핏펫, 케이밴, 케이씨모터스, 보가, 아이버스, 프리모 등과 손잡고 PV5 기반의 다양한 활용 사례를 제시했다.

경찰청과 협업한 AI순찰차는 PV5 패신저 5인승을 기반으로 한다. 차량 상부에 4K급 AI 카메라 3개와 드론 스테이션을 적용했고, 실내와 후면에는 모니터를 배치했다. 순찰차의 역할을 이동수단에서 현장 감지와 대응 거점으로 확장하려는 구상이다.


반려동물 용품 플랫폼 핏펫과 협업한 이동형 펫 팝업 스토어는 PV5 카고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차량 측면을 개방형으로 설계하고 선반과 수납 모듈을 배치해 제품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고정된 공간으로만 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차량 자체를 이동형 판매 채널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PV5 카고 하이루프 기반 모바일 뱅크는 금융·공공기관의 이동식 업무 수요를 겨냥했다. 실내에서 직립 활동이 가능하도록 공간을 확보했고, 회전형 데스크와 영업용 추가 배터리를 적용했다. 점포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나 행사 현장, 임시 상담 거점 등에서 활용될 수 있다.

보가가 개발 중인 바이크 수송차는 두카티 코리아와 함께 전시된다. PV5 카고 내부에 레일과 랙을 적용해 바이크를 안정적으로 적재하고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레저 라이더, 레이싱 유저, 이륜차 탁송·물류 수요까지 고려한 모델이다.


이밖에도 어린이 통학차량, 아이스크림 트럭 등 PV5 기반 특장 모델이 함께 공개된다. 기아는 이들 협업 모델을 올해 하반기 이후 각 파트너사 브랜드 제품으로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PBV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차를 만드는 역량만이 아니다. 업종별 파트너를 얼마나 촘촘하게 붙이고, 실제 구매 가능한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EV 풀 라인업 위에 PBV 생태계 얹기

기아는 이번 2026 부산모빌리티쇼 전시공간을 △EV 갤러리 △PBV 빌리지 △PV5 파트너스 존으로 나눴다. EV 갤러리에는 EV3, EV4 GT, EV5, EV6 GT, EV9과 비전 메타투리스모를 배치했다. PBV 빌리지와 PV5 파트너스 존에서는 PV5 신규 모델과 산업별 협업 모델을 통해 전동화 전략의 다음 단계를 보여준다.

전시 구성만 놓고 보면 기아가 말하는 전동화의 방향이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EV 라인업은 브랜드의 전기차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맡고, PV5는 그 전기차 플랫폼을 실제 산업과 생활 현장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승용 전기차가 개인고객의 구매 선택지라면, PBV는 기업과 기관, 소상공인의 운영 도구가 된다.


기아는 키즈·패밀리 고객을 겨냥한 체험형 콘텐츠도 함께 마련했다. 더핑크퐁컴퍼니의 글로벌 IP 베베핀을 활용한 포토존과 공연, 굿즈, 브랜디드 콘텐츠를 운영하고, 벤앤제리스와 협업한 아이스크림 트럭도 선보인다. 어린이 통학차량과 PV5 패신저 7인승의 활용성을 가족 고객에게 친숙하게 전달하려는 구성이다.

또 AI 기반 차량 추천, PV5 활용도 체험, EV 페르소나 포토 콘텐츠 등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재모피자, 웨이브온 커피 등 부산 로컬 브랜드와 연계한 EV 시승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차량을 전시장 안에 세워두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소비 경험과 연결해 실사용 장면을 보여주겠다는 계산이다.

기아의 이번 부산모빌리티쇼 전시는 전기차 브랜드 경쟁이 다음 국면으로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브랜드의 방향을 설명하기는 어려워졌다. 앞으로의 전기차는 누가 더 멀리 가느냐만큼, 누가 더 많은 사용처를 설계하느냐로 경쟁하게 된다.

PV5는 기아가 전기차 플랫폼을 산업과 생활 현장에 맞춰 확장하려는 대표 모델이다. 이번 부산모빌리티쇼 전시는 PBV가 전시 콘셉트에 머물지 않고 실제 비즈니스 모델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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