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경고한 한은…차주는 '변동금리 역주행 베팅'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한국은행이 물가 불안 우려에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했다. 하지만 시장의 대출자들은 향후 금리 인하에 베팅해 변동금리를 대거 선택하는 '역주행' 현상을 보이고 있다. 통화당국의 긴축 시그널과 시장 소비자의 금융 행태가 정반대로 움직이는 엇박자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4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4.43%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p) 하락했다.

이같은 하락세는 주택담보대출(연 4.31%, 0.03%p↓)과 보증대출(연 4.10%, 0.11%p↓) 등 담보 위주 대출이 주도한 착시일 뿐, 가계의 실제 기초 체력은 악화됐다. 서민층의 급전 창구이자 담보가 없는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연 5.63%로 전월 대비 0.06%p 오히려 상승했다. 대출 시장 내에서 담보 유무에 따른 차주별 이자 부담 양극화가 뚜렷해진 결과다.

가계대출 금리가 표면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장 차주들의 변동금리 선호 비중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지난달 가계대출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은 27.8%로 전월(35.5%) 대비 7.7%p 급락했다. 특히 주담대 내 고정금리 비중은 전월 60.8%에서 무려 13.0%p 폭락한 47.8%를 기록, 절반 선 아래로 무너졌다.

이혜영 한은 금융통화팀장은 "4월은 정책금융상품인 보금자리론 금리가 오르면서 고정형 금리가 증가하는 영향이 있었다"며 "고정형 금리가 변동형보다 높은 상황이라 차주들이 금리가 낮은 쪽으로 선택하는 요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장 눈앞의 이자 비용을 아끼기 위해 리스크가 높은 변동형을 택했다는 의미다.

다만 이는 통화당국의 스탠스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지난 2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중동 사태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을 상기시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해 향후 물가 추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시장의 낙관론에 강력한 경고등을 켰다.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시장은 변동금리 막차를 타는 모순이 발생한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가계의 '역주행 베팅'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장 이달부터 주담대 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주담대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지표 금리들이 이미 완연한 상승세다.

실제로 변동형 주담대와 연동되는 코픽스(COFIX) 금리는 지난 2월 2.82%에서 4월 2.89%로 0.07%p 올랐다. 고정형 주담대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5년물(신용등급 AAA) 금리 역시 같은 기간 3.73%에서 3.88%로 0.15%p 상승했다. 주담대와 연동되는 국고채 금리 역시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어 5월 지표에는 은행권의 조달 비용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신 총재 역시 "중동 사태로 물가 상승 압력은 증대된 반면 성장세는 우려와 달리 확대됐다"며 "종전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국제유가가 안정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금통위에서 위원 2명(장용성·유상대)이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낼 만큼 통화당국의 긴축 압박이 거세진 상황이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금리 인상' 경고한 한은…차주는 '변동금리 역주행 베팅'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