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전 이정원 기자] "세이브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한화 이글스 투수 박상원의 올 시즌은 그 어느 시즌과 달랐다. 지난 시즌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74경기에 출전해 4승 3패 16홀드 평균자책 4.19를 기록하며 한화의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는데 올 시즌은 시작도 2군에서 했고, 성적도 좋지 않았다.
4월 한 달간 평균자책 10.80으로 부진했던 박상원은 5월 들어서도 힘을 내지 못했다. 결국 5월 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⅔이닝 2피안타(2피홈런) 1사사구 2실점 패전을 기록한 후 다음 날인 6일 2군행 통보를 받았다.
2군에서 착실하게 준비를 했다. 3경기에 나와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 0.00 이었다. 몸에 맞는 볼 1개를 제외하면 볼넷도 없었다. 불펜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던 김경문 한화 감독은 22일 두산 베어스와 주말 시리즈를 앞두고 박상원을 콜업했고, 23일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4호 홀드를 신고했다.
그리고 24일 대전 두산전, 박상원은 9회초 등판했다. 팀이 5-2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이었기에 세이브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 이날 경기는 다른 경기와 느끼는 부담감이 차원이 달랐다. 류현진의 한미 통산 200승이 걸린 경기였다. 만약 박상원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한다면 류현진의 200승은 17일 수원 KT 위즈전에 이어 또 한 번 날아가는 셈이다.

김서현이 부진하고, 잭 쿠싱이 떠난 상황에서 팀의 새로운 마무리로 발탁된 이민우가 22일과 23일 연투로 휴식이 필요한 상황. 박상원의 호투가 절실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윤준호에게 안타, 대타 김인태에게 안타를 내준 데 이어 정수빈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홈런 한방이면 동점은 물론 역전이 되는 상황. 하지만 박상원은 흔들리지 않았다. 박찬호를 땅볼, 박지훈을 우익수 파울 플라이로 돌렸고 다즈 카메론까지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무사 만루 위기를 넘겼다.
류현진의 한미 통산 200승을 지켰고, 개인으로서는 2004년 8월 25일 잠실 두산전(2이닝 무실점) 이후 637일 만에 세이브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박상원은 "세이브라는 생각은 굳이 하지 않았다. 경기 전에 박승민 코치님이 '어떤 상황에서든 자기 공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생각으로 마운드에 섰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2군에서도 경기 후반에 많이 던져서 부담은 없었다. 내가 수비를 못해서 어려워졌지만, 안타 맞는 상황에서도 내 공을 던졌고 막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피칭했다"라고 말했다.


류현진의 200승이 걸린 경기에 등판한다는 거 자체가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 경기를 끝내고, 그 경기의 세이브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박상원은 "류현진이라는 선수와 같은 팀에서 야구를 할 수 있어서, 대기록에 동행할 수 있어 영광이다. 한화 이글스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의 200승 경기에 등판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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