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는 도시를 통해 알 수 있다. 어떤 도시는 사라질 위기에 놓였고, 어떤 도시는 과밀로 몸살을 앓는다. 산업은 흔들리고 돌봄은 부족하며, 개발은 삶과 충돌한다. 시사위크는 6·3 지방선거를 맞아 기획 시리즈 ‘도파민(도시로 파악하는 대한민국 미래)’을 통해 대한민국을 ‘사라지는 도시’와 ‘생겨나는 도시’라는 두 흐름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도시가 처한 현실과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공약을 함께 분석하며, 도시의 오늘 속에서 대한민국 미래의 ‘도파민’을 찾아본다. [편집자주]
시사위크|단양=전두성 기자 지방의 ‘인구 소멸’ 문제는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닌, ‘생활 불편’이라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인구가 감소하면서 거주지 인근에 신선식품 판매장이 없는 ‘식품 사막화’ 현상이 발생하고, 대중교통 등 교통 인프라 부족 현상까지 겹치면서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 인구 감소 지역 중 한 곳인 충북 단양군의 한 마을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식료품을 구매하는 데까지 약 6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주민들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식품 사막화로 주민들의 영양 불균형을 불러올 수 있는 상황에서, 교통 인프라 부족으로 병원 등 의료 기관 접근성까지 떨어지기 때문이다.
◇ 인구감소 6곳, 도소매 감소·교통 인프라 부족까지 겹쳤다
‘인구감소지역’은 인구 감소로 지역 소멸이 우려되는 시군구를 대상으로 출생률·65세 이상 고령 인구·14세 이하 유소년인구 또는 생산가능인구수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한 지역(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 특별법 2조)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은 총 89곳의 시군구다. 구체적으로 △부산 3곳 △대구 3곳 △인천 2곳 △경기 2곳 △강원 12곳 △충북 6곳 △충남 9곳 △전북 10곳 △전남 16곳 △경북 15곳 △경남 11곳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구감소지역 중 일부 지역은 도소매업사업체 개수가 감소하고 교통 인프라 부족 현상까지 겹치면서 ‘생활 불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인구감소지역 중 도소매업사업체가 감소 추세인 지역은 △부산 동구·서구 △충북 단양군 △전북 장수군 △전남 구례군 △경북 봉화군·영덕군 △경남 합천군 등 총 8곳이었다. 특히 이들 지역 중 △충북 단양군 △전북 장수군 △전남 구례군 △경북 봉화군·영덕군 △경남 합천군 등 6곳의 경우 교통 불편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 6곳의 지역 중 일부 마을(행정리)의 경우 시내(군내·마을)버스를 운행하지 않는 지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충북 단양의 경우 총 150개의 행정리 중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지역은 145곳이었다. 즉 5곳의 행정리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지 않는 것이다. 전북 장수와 전남 구례는 각각 214곳과 155곳의 행정리 중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지역은 199곳과 140곳이었다.
경북 봉화와 영덕도 각각 157곳과 204곳의 행정리 중 137곳과 188곳에서만 시내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다. 특히 경남 합천의 경우 49곳의 행정리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지 않고 있었다. 총 375곳의 행정리 중 326곳만 시내버스를 운행한 것이다. 아울러 전남 구례를 제외한 5개 지역은 하루에 10회 이상 시내버스가 운행되는 행정리보다 10회 미만으로 운행되는 행정리가 더 많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 단양 두항리, 식료품 구매에 ‘6시간’ 소요
실제 단양군의 한 마을에선 ‘생활 불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거주지 인근에 마트·편의점 등이 없는 상황에서 대중교통 부족까지 겹치며 식료품 구매에 약 6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농촌 지역에서 ‘식품 사막화’의 기준은 자신의 거주지 16km 이내에 신선식품 판매장이 없는 지역인데, 단양군 단성면 두항리는 이러한 식품 사막화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곳에서 소위 읍내라고 불리는 단양읍 도전리에 있는 단양농협하나로마트(이하 마트)까지 약 21km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항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식료품을 구매하는데 약 6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12일 오전 9시 13분, 두항리 버스정류장에서 405번 버스에 탑승한 기자는 약 40분이 지난 오전 9시 52분 마트 맞은편에 있는 도전2리 버스정류장에 하차했다.
이후 마트에서 두부 등 식료품을 구매하는 데 약 10분이 소요됐다. 문제는 두항리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대기 시간’이었다. 두항리엔 하루에 4대의 버스만 운행하는데, 오전 9시경 해당 마을에서 버스를 탄 후 다시 같은 정류장(두항리 버스정류장)으로 가기 위해선 약 4시간 20분 동안 버스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오후 2시 34분 도전1리 버스정류장에서 404번 버스를 탑승한 후 약 40분을 이동해 두항리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오후 3시 8분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식료품을 구매하는 데 5시간 55분의 시간(버스 대기시간 포함)이 소요된 것이다.
이러한 탓에 두항리 주민들은 이웃의 자가용을 통해 읍내로 나가 장을 본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두항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단양군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마을 주변에 마트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단양군 대강면 당동리에 거주하는 한 80대 여성은 “우리 동네에 (가게) 두 집이 있었는데, 없어졌다”며 “아주 불편하다. 누가 (동네에) 가게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단양에 인구가 없어 물가가 비싸다는 점도 지적했다. 단양군 단성면 양당리에 거주하는 77세 여성은 “(단양) 여기가 사람이 적으니까, (물가가) 비싸다”며 “그래서 서울에서 (오이·열무 등을) 사 온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주민들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식품 사막화가 이어지면 해당 지역 주민들은 영양섭취 부족 및 영양 불균형으로 면역력 저하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감소할 수 있는 상황에서 병원 등 의료 인프라가 열악해 주민들이 질병에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항리에 거주하는 84세 여성은 “병원은 개인이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한다”며 “단양은 큰 병원이 없다. (충북) 제천 명지병원이 종합병원으로 돼 있고. 안 그러면 (강원도) 원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인구감소지역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가운데, 이번 ‘6·3 지방선거’를 포함해 역대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공약을 내놨을지, 이어지는 다음 편([도파민⑧] ‘교통’에 중점 둔 공약, ‘찾아가는’ 공약도 필요)에서 집중 분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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