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증권시장으로의 자금이 가파르게 유입되는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은행주의 실적 악화나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평가손실이 은행권의 발목을 잡았지만 견고한 순이자마진(NIM)과 금융지주 내 증권 계열사의 비이자 역량이 이를 상쇄한 영향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부의 자본시장 이전 촉진 노력과 주요 산업의 업황 호조에 힘입어 주식 투자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이 최근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매우 가파른 상태다.
이날 금감원이 발표한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0.03%포인트(p) 오르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조원(6.4%) 증가한 15조8000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시장금리 상승이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비이자이익의 타격이 컸다.
1분기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은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00억원(35.6%) 급감했는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0.606%p 급등하면서 은행이 보유한 유가증권(채권) 관련 손실 규모가 1조2000억원(평가손실 1조8000억원)에 달한 결과다.
일각에서는 예·적금 이탈과 채권 평가손실이 은행권의 조달비용 증가 및 순이익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적어도 주요 대형 금융지주와 은행주에 한해서는 자금이탈 우려가 제한적, 지주 차원의 방어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에 따르면 자본시장으로 이탈하는 예금은 주로 수익성을 중시하는 자금인 만큼 시중은행보다는 상호금융이나 저축은행권의 예금이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대형 시중은행의 경우 수출 증가에 따른 대기업의 현금 보유량 확대와 기업 해외 자금의 유입이 늘며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등 저원가성 예금 기반을 탄탄하게 떠받치고 있다.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수요 자체가 둔화 국면이다. 이에 수신 이탈 압박도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은행권별로 보면 시중은행(-0.6%)과 특수은행(-12.3%)의 순이익이 주춤한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순이익은 45.3% 급증하는 등 체질 개선 성과에 따른 양극화도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대한 머니무브 흐름이 단시일 내 끝나지 않을 전망이지만 시중은행의 수신 기반은 여전히 견고하고 NIM 또한 연중 지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1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1조2000억원 규모의 유가증권 관련 손실 우려 역시 자본시장 활성화에 따른 금융지주 내 증권·자산운용 계열사의 수수료 수익 증가로 충분히 상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국면은 자금 이탈을 우려하기보다 자본시장 확대에 따른 금융지주 내 증권 계열사의 역할 확대를 통한 '비이자이익 차별화'를 기대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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