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재선거가 막판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여론조사마다 판세가 크게 엇갈리면서다. 일부 조사에서는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또 다른 조사에서는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오차범위 안까지 따라붙었다.
같은 시기 진행된 조사에서도 결과는 달랐다. 단순한 민심 변화로 보기엔 차이가 컸다. 실제 질문지와 조사 방식을 비교해보니 조사마다 후보를 제시하는 방식, 정당명 표기 여부, 질문 순서, 조사 방식까지 서로 달랐다. 북구갑 여론조사가 왜 이렇게 출렁였는지 그 숨은 변수들을 들여다봤다.
◇ 접전과 우세 사이… 선거 막판 민심 미지수
5월 공개된 부산 북구갑 여론조사 흐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조사마다 크게 엇갈린 격차다. 어떤 조사에서는 하정우 후보가 두 자릿수 차로 앞섰고, 또 다른 조사에서는 한동훈 후보가 오차범위 안까지 따라붙었다. 같은 시기 진행된 조사에서도 결과가 달랐다. 단순히 지지율 등락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흐름이었다.
지난 1~3일 실시된 부산MBC(한길리서치·5월 1~3일) 조사에서는 하정우 후보와 한동훈 후보 격차가 0.8%p(포인트퍼센트)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기간 진행된 SBS(입소스·5월 1~3일) 조사에서는 하 후보가 한 후보를 두 자릿수 차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중순 이후에도 비슷한 흐름은 이어졌다. 조사에 따라 접전 양상이 나타났고, 일부 조사에서는 다시 격차가 벌어졌다. 다만 대부분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건 하 후보가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질문지를 비교해보면 조사마다 차이가 발생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후보를 소개하는 방식이다. 부산MBC(한길리서치·5월 1~3일) 조사는 정당명을 제외한 채 후보 이름과 경력만 제시했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방식으로 표기했다.
반면 SBS(입소스·5월 1~3일 조사), KBS부산(한국리서치·5월 8~10일 조사), 뉴스1(한국갤럽·5월 12~13일 조사), 조선일보(메트릭스·5월 16~17일 조사)는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국민의힘 박민식 △무소속 한동훈로 정당명을 함께 표기했다.
이 차이는 실제 결과에도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당명을 제외하고 인물 경쟁력 중심으로 질문한 부산MBC(한길리서치·5월 1~3일) 조사에서는 한동훈 후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정당명을 함께 표기한 SBS(입소스·5월 1~3일) 조사에서는 박민식 후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서 박 후보는 한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질문 순서 역시 달랐다. 부산MBC(한길리서치·5월 1~3일 조사)는 후보 적합도 질문을 비교적 앞쪽에 배치했다. 반면 KBS부산(한국리서치·5월 8~10일 조사), SBS(입소스·5월 1~3일 조사), 뉴스1(한국갤럽·5월 12~13일 조사), 조선일보(메트릭스·5월 16~17일 조사)는 투표 의향이나 정당 관련 질문을 먼저 한 뒤 후보 지지도 문항으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조선일보(메트릭스·5월 16~17일 조사)와 뉴스1(한국갤럽·5월 12~13일) 조사에는 후보 지지 지속 가능성, 단일화, 양자대결 등 추가 문항도 포함됐다. 단순 호감도보다 실제 선거 구도를 떠올리게 하는 방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구갑처럼 보수 단일화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는 지역에선 이런 질문 방식이 전략투표 심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사 방식 차이도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전화면접 조사는 조사원이 직접 응답자와 통화하는 방식이다. 반면 ARS 조사는 자동응답 시스템을 통해 응답자가 번호를 누르는 방식이다. 정치권과 여론조사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전화면접 조사와 ARS 조사에서 응답층 구성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조사원과 직접 통화하는 특성상 무응답·유보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기도 하고, ARS 조사에서는 적극 응답층 참여 비중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북구갑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일부 나타났다. 전화면접 방식인 SBS(입소스·5월 1~3일 조사), KBS부산(한국리서치·5월 8~10일 조사), 뉴스1(한국갤럽·5월 12~13일 조사)에서는 하 후보 우세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반면 ARS 방식인 부산MBC(한길리서치·5월 1~3일/5월 11~12일) 조사에서는 한 후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양상이 반복됐다.
다만 이를 단순히 특정 후보 지지층 특성으로 연결해 단정하기는 어렵다. 5월 중순 이후에는 전화면접 방식인 조선일보(메트릭스·5월 16~17일) 조사에서도 한 후보 지지율이 30%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북구갑 선거 구도 자체가 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 초반에는 국민의힘 후보군 자체가 정리되지 않은 분위기였다. 실제 SBS(입소스·5월 1~3일 조사)에서는 박민식 후보 외에 이영풍 전 KBS 기자까지 후보군에 포함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선거 구도는 사실상 ‘하정우 대 한동훈’ 양상으로 압축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한 후보 존재감도 커졌다. 5월 초 일부 조사에서 20% 초반대였던 한 후보 지지율은 이후 KBS부산(한국리서치·5월 8~10일 조사), 뉴스1(한국갤럽·5월 12~13일 조사), 부산MBC(한길리서치·5월 11~12일 조사), 조선일보(메트릭스·5월 16~17일 조사) 등에서 30% 안팎까지 올라왔다. 반면 박 후보는 조사마다 등락은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정체 흐름을 보였다. 일부 조사에서는 한 후보가 박 후보를 두 자릿수 차로 앞서기도 했다.
네거티브 공방과 단일화 이슈 역시 영향을 미친 변수로 꼽힌다. 선거 중반 이후 북구갑에선 후보 간 공방 수위가 높아졌고, 보수 진영 단일화 가능성도 반복적으로 거론됐다. 조선일보(메트릭스·5월 16~17일 조사)와 뉴스1(한국갤럽·5월 12~13일 조사)에선 단일화 관련 문항까지 포함됐다. 조사 자체가 전략투표 구도를 함께 상기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구갑 여론조사는 단순한 지지율 수치만으로 판세를 읽기 어려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조사 방식과 질문 구조, 보수 단일화 가능성, 전략투표 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같은 시기 조사에서도 서로 다른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정우 후보가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선거 막판 민심이 어디로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결국 북구갑 판세는 보수 표심이 어디로 수렴하느냐에 따라 격차가 달라지는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사에서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길리서치(부산MBC 의뢰), 입소스(SBS 의뢰), 한국리서치(KBS부산 의뢰), 한국갤럽(뉴스1 의뢰), 메트릭스(조선일보 의뢰)가 부산 북구갑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조사 방식은 무선 ARS 또는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조사별 표본수와 표본오차에는 차이가 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질문 문항 등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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