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新경영코드②] SBI 제쳤지만 웃지 못하는 OK…주식 팔아 만든 ‘순익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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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 /그래픽=정수미 기자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OK저축은행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저축은행업계 순이익 1위에 올랐다. 다만 이번 1위는 본업 성장보다는 투자수익과 자산 축소, 부실 정리 등으로 만들어낸 방어적 성과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올해 경영은 ‘진짜 체력’을 입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688억원으로 전년(392억원)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경쟁사인 SBI저축은행(1130억원)을 제치고 처음으로 업계 1위에 올라섰다.

겉으로는 ‘역대급 실적’이지만 내실은 다소 다르다. 본업인 대출 영업은 오히려 위축됐다. 이자수익은 1조1769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00억원 감소했고, 총여신도 11조171억원에서 9조7939억원으로 1조원 이상 줄었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건전성 관리 기조가 맞물리며 영업 외형이 축소된 탓이다.

반면 순이익 증가는 유가증권 투자와 지분 매각에 따른 처분이익이 견인했다. 지난해 유가증권 관련 수익은 2000억원을 웃돌며 실적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매도가능증권 처분을 통해 약 1859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회사 측은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규제 한도 준수를 위한 매각 과정에서 대규모 차익이 발생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의 지속 가능성이다. 투자수익은 금리와 증시 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크고, 일회성 성격이 강하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유가증권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단순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 경영실적 추이. /그래픽=정수미 기자

◇ ‘자산 줄이고 부실 털고’…방어에 집중한 1년

OK저축은행은 지난해 실적 개선과 동시에 강도 높은 자산 정리를 병행했다. 약 38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계열사인 OK에프앤아이대부에 매각하며 건전성 관리에 나섰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공동펀드 매각과 경·공매 등을 통한 부실 사업장 정리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대출채권 처분손실 등 비용이 발생했지만, 건전성 지표는 뚜렷하게 개선됐다. 연체율은 2024년 9.91%에서 지난해 5.84%로 낮아졌고,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8.44%로 하락했다.

다만 이러한 개선은 영업 확대에 따른 체질 개선이라기보다 자산 축소와 부실 정리 효과가 크게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업권 전반과도 맞닿아 있다. 이자수익 감소와 수수료 부문 부진 속에서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투자수익 의존도가 높아지는 구조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OK저축은행은 이러한 변화의 전면에 서 있다는 평가다.

◇ 올해 전략은 ‘기업금융’…수익 구조 전환 승부수

OK저축은행 용도별 대출금 현황. /정수미 기자

여신 구조에서도 전략 변화가 뚜렷하다. 기업자금 대출은 5조2037억원에서 4조3840억원으로 15.8% 감소했고, 가계대출도 5조3439억원에서 4조9301억원으로 7.7% 줄었다. 공공 및 기타 대출 역시 26.5% 축소됐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3054억원에서 4682억원으로 53.3%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이 4조7153억원에서 3조9157억원으로 17.0%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OK저축은행은 대기업 여신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중견기업 대출로 영역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 환경으로 리테일 확대에 제약이 있는 만큼, 기업여신과 IB(투자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성 강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저축은행 모델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기존 ‘고금리 개인대출 중심’에서 ‘기업·투자 혼합형’ 구조로의 전환이다.

다만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기업금융은 경기 민감도가 높고 부실 발생 시 충격이 큰 데다, 부동산 PF 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 역량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또 저축은행이 전통적인 서민금융 역할을 수행해온 업권인 만큼 이 같은 변화가 본래 역할과의 간극을 확대 시키고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1위 역량 시험대…2026년은 수익다각화 ‘본업 회복’ 집중

핵심은 실적의 지속 가능성이다. 투자수익과 자산 정리에 의존한 이익 구조에서 벗어나 본업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자산 축소와 부실 정리를 통해 건전성 관리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그 위에서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환경 변화를 고려한 사업계획 수립을 통해 내부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수익원 다각화를 통한 실적 강화에 영업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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