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삼성전자 첫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한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경기 평택사업장 앞에서 대규모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성과급 상한제 폐지와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같은 장소 인근에서는 주주들이 노조 요구를 비판하는 맞불 집회를 열면서,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주주 반발까지 얽힌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졌다.
23일 오후 1시부터 진행된 결의대회에는 경찰 추산 3만여명, 노조 추산 3만9000여명이 참여했다. 평택사업장 앞은 노조 깃발과 손팻말을 든 조합원들로 빠르게 들어찼고, 현장에서는 성과급 제도 개편과 상한제 폐지를 촉구하는 구호가 이어졌다.
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반영하고, 현재의 성과급 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현재 7만4000여명의 조합원을 확보해 삼성전자 내 첫 과반노조가 됐다. 지난 15일 고용노동부 확인 절차를 거쳐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도 확보한 상태다. 노조 측은 이를 바탕으로 향후 교섭에서 더욱 강한 협상력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긴장감은 집회 시작 전부터 감돌았다. 이날 오전 10시께에는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소속 일부 회원들이 노조 집회 장소 인근에서 별도 집회를 열고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과도하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삼성전자 주주 배당 규모가 11조원 수준인데, 노조 요구대로라면 성과급 재원이 40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며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노조 집회와 주주 집회가 시간차를 두고 같은 지역에서 이어지면서 현장 분위기는 한층 팽팽해졌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임금·단체협약 문제를 넘어 주주가치 논쟁으로까지 번졌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측은 생산 차질과 안전 문제를 고리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사내 게시판에 ‘안전보호시설 유지운영’ 필요성을 설명하는 공지문을 올리고, 반도체 사업장 내 안전보호시설에 관여하는 직원들만이라도 정상적으로 업무에 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유독성·가연성 가스와 화학물질을 대량 취급하는 반도체 사업장의 특성상 안전보호시설의 정상 운영은 노동조합법이 정한 법적 의무이며, 쟁의행위 중에도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는 노사 간 선택적 협의 사안이 아니라 법이 직접 부과한 의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처럼 성과급을 둘러싼 노조의 강경 투쟁과 주주 반발, 사측의 안전 논리까지 맞물리면서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더욱 격화하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집회가 실제 총파업으로 이어질지를 가늠할 중대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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