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6·3 지방선거’ 지원에 나선 여야 대표의 상황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22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모두 현장을 찾아 각 당 후보 지원에 나섰지만, 장 대표의 경우 후보로부터 ‘결자해지’를 요구받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 지방선거 후보들 사이에선 자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움직임을 보이며 이른바 ‘장동혁 패싱’ 분위기가 일고 있다.
◇ ‘선거 승리’ 외친 정청래, ‘결자해지’ 요구받은 장동혁
이날 정 대표와 장 대표의 현장 일정의 모습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 대표는 정당사 최초로 ‘선상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그는 경남 욕지도에서 통영으로 향하는 선박 위에서 최고위를 열고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정 대표는 김 후보를 ‘필승 카드’로 치켜세우며 “민주당은 경남 발전, 통영시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사람 한 사람이 불협화음 없이 잘 조화로운 음을 낼 수 있도록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지휘자로서 역할을 다 하겠다”며 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이에 옆자리에 앉았던 김 후보는 정 대표와 당 지도부에 환영 인사를 건네며 “정부·대통령과 찰떡궁합 도정으로 함께 손발을 맞추는 도정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고 경남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대한민국의 수도권과 함께 제2의 수도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고위에선 중간중간 웃음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이날 장 대표도 강원도를 찾아 자당의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김 후보가 강원 양양에서 열린 당의 현장 공약 발표를 앞두고 장 대표를 향해 작심 비판에 나선 것이다.
우선 김 후보는 장 대표에게 “여독도 안 풀렸을 텐데, 강원도까지 방문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이후 김 후보의 쓴소리가 시작됐다.
그는 현장의 목소리를 말하겠다며 “현장을 다녀보니 ‘내가 원래 빨간 당(국민의힘)이었는데 중앙당을 생각하면 열불이 나서 투표 안 한다’는 사람이 많다”고 언급했다. 이어 “당장 42일 뒤면 생사가 결정되는 후보 입장에선 속이 탄다”며 “옛날에 그 멋진 장동혁으로 돌아가 주셨으면 좋겠다.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김 후보의 ‘결자해지’ 발언과 관련해 장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걸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다”며 “지방선거에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그것이 저에게 주어진 책임”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는 메시지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지방선거 후보들의 선대위 구성에서도 이른바 ‘장동혁 패싱’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
전날(21일) 국민의힘 소속 경기 지역 의원들은 지방선거에 대한 경기 자체 선대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서울과 부산, 대구·경북(TK)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장 대표의 미국 방문에 대해 “후보들한테 짐이 되는 것”이라고 직격했고, ‘선대위에 장 대표가 들어갈 룸(공간)은 없나’라는 질문에 대해선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도 지역 중심의 선대위를 꾸리고 있다. 그는 21일 KBS 방송에서 “중앙당에 끌려다니는 선거를 하면 중앙당이 실점하면 같이 내려앉아야 한다”며 “현재 후보들 입장에선 지역별 독자 선대위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TK에선 이철우 국민의힘 경북지사 후보가 ‘TK 공동선대위 구성’을 제안했고, 대구시장 결선 후보 중 한 명인 추경호 의원은 공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장 대표를 제외하고 선거 준비에 나선 가운데, 민주당은 오는 23일 정 대표와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이 모여 출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처럼 정 대표와 장 대표의 모습이 대비되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장 대표의 리더십을 언급할 단계가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상 당 대표로서의 존재감이 상실됐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날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 사퇴 목소리가 나왔다. 친한계(친한동훈계)인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동혁 지도부 총사퇴’ 뉴스가 나온다면 우리 당 후보들의 지지율은 큰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장 대표가 사퇴하기 딱 좋은 계절”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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