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발에 진심인 남자' 임춘택 듀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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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 인체의 뼈 206개 중 52개, 무려 25%가 양발에 집중돼 있습니다. 사람이 서고, 걷고,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이 52개의 뼈와 근육이 쉴 새 없이 움직입니다. 신발은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인체의 균형을 잡고 생명력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장비'입니다."



세계 신발 연감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240억 켤레의 신발이 쏟아져 나온다. 반면 정작 자신의 발에 완벽히 맞는 신발을 신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게 임춘택 듀발(DUUBAL)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기성화' 대신 맞춤 신발이 현대인에게 중요한 '장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듀발은 3D 스캐닝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고 인체역학(BIOMECHANIC) 적용을 통해 개인의 발과 자세에 완벽히 맞춘 신발을 설계한다. 이를 통해 스포츠 엘리트 선수는 물론 일반 대중의 발 건강까지 책임지고 나섰다.

인솔 한계 깨닫고 15년 연구 매진…'몸이 말하는 대로' 신발을 짓다

임 대표가 처음부터 신발 전체를 맞춤 제작한 것은 아니다. 사업 초기에는 발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맞춤형 '인솔(안창)' 개발에 집중했다. 미국 등지에서 인솔 제작 과정을 접한 그는 3D 스캐너와 프린터를 도입해 혁신을 꾀했다. 하지만 곧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혔다.

임 대표는 "석고를 뜨고 3D 기술로 아무리 완벽한 인솔을 만들어도, 이미 구조적으로 찌그러지고 변형된 기성화에 넣는 순간 인솔마저 무너져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결국 제품이 아니라 사람의 몸, 그리고 그 몸을 담는 신발 자체가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는 인체 공학과 밸런스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카이로프랙틱(메디컬) 스포츠과학 분야를 파고들어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5년간 약 6,000여명의 발 데이터를 축적한 끝에 듀발만의 독자적인 'SYMMETTECH' 엔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듀발의 신발 제작은 단순한 치수 재기가 아니다. 3D 측정, AI 분석, BIO 설계라는 3단계를 거쳐 고객의 자세와 보행 습관, 뼈의 형태를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이후 발이 들어가는 신발 골(라스트)부터 패턴, 창까지 1대 1로 맞춤 제작하며 72가지에 달하는 수작업 공정을 거친다. 제작 기간만 약 4주가 소요되는 고된 작업이지만, 인체의 중력선과 중립선을 완벽히 찾아내기 위한 임 대표만의 고집이다.

"골프 스윙 첫 그립은 발"…프로 선수들이 먼저 찾는 비밀 무기

임 대표가 신발의 위력이 가장 극대화되는 분야로 꼽는 것은 단연 스포츠다. 스포츠 경기에서 발을 사용하지 않는 종목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인구가 급증한 골프 분야에서 듀발의 철학은 빛을 발하고 있다.

"골프에서 신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입니다. 스윙을 할 때 어깨나 팔의 테크닉 이전에, 가장 먼저 땅을 딛고 중력을 이겨내는 안정적인 어드레스가 잡혀야 합니다. 즉, 골프의 1번째 그립은 손이 아니라 '발'과 '그라운드'의 만남입니다."

실제로 듀발의 맞춤화는 엘리트 선수들 사이에서 '비밀 무기'로 통한다.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를 뛴 A 선수의 일화가 대표적이다. 과거 유명 브랜드로부터 현금 후원과 신발을 제공받던 A 선수는 발바닥 뼈가 자라나는 통증으로 인해 1라운드마다 신발을 버리고 갈아 신어야 할 정도로 고통받았다. 하지만 듀발의 정밀한 엑스레이 분석을 통해 통증 부위를 완벽히 피하고 밸런스를 맞춘 신발을 신은 후, 기량을 완벽히 회복했다.

현재 듀발은 골프뿐만 아니라 0.1초 승부가 갈리는 펜싱, 12라운드를 뛰어야 하는 복싱, 스피드스케이팅, 배드민턴, 테니스, 싸이클, 양궁, 탁구 등 다양한 종목의 국가대표와 엘리트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더불어 전 세계 2억명이 즐기지만 수십 년째 기성화에 머물러 있는 태권도화 시장과 골프장 라운드 내내 무거운 장비를 들고 6000m 이상을 걸어야 하는 캐디들을 위한 특수 목적 전문화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7년 스마트폰 AI 플랫폼 오픈…"온 인류 1인 1듀발 시대 열 것"

맞춤 신발의 효과는 확실하다. 반면 대중화를 가로막는 장벽도 분명 존재한다. 전문가와의 대면 스캔이 필수적이다. 또 긴 수작업 공정 탓에 단가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듀발은 이 한계를 기술로 돌파할 계획이다. 제조 과정의 반자동화를 통해 생산 공정 및기간을 대폭 줄이는 한편, 스마트폰 사진과 영상만으로 전 세계 누구나 자신의 발과 자세를 스캔해 AI가 분석할 수 있는 혁신적인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임 대표는 "현재 스마트폰 기반 플랫폼의 테스트 단계를 마치고, 2027년 그랜드 오픈을 목표로 마지막 점검을 진행 중"이라며 "이를 통해 단가를 대중화 수준으로 낮추고, 일반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도 부담 없이 자기 발에 맞는 신발을 신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인들은 매일 콘크리트 위를 걷고 좁은 신발에 발을 구겨 넣으며 무릎, 골반, 척추가 서서히 틀어지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신에 발을 맞추면 신발, 신을 발에 맞추면 듀발" 이라고 전했다. 

임 대표는 "신발을 통해 무너진 신체 밸런스를 되찾고 혼자 서게 된 고객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전 세계 모든 인류가 평생 최소 1족은 자기 발에 완벽히 맞는 신발을 신는 '1인 1듀발'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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