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산 현주소②] 게임 계정 상속… 게임사마다 기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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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계정은 이용자가 사망하더라도 온라인 공간에 남는다. 그렇다면 게임 역시, 유산으로서 상속 대상이 될 수 있을까. / 게티이미지뱅크
게임 계정은 이용자가 사망하더라도 온라인 공간에 남는다. 그렇다면 게임 역시, 유산으로서 상속 대상이 될 수 있을까.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게임은 일상 문화로 자리 잡았다.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에서 실시한 ‘2025년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게임 이용률은 50.2%로 집계됐다. 국민의 10명 중 5명은 게임을 일상적으로 즐기고 있다.

소비도 적극적이다. 이용자는 게임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기도 한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을 통해선 하나의 계정으로 여러 게임을 구매해 보유하는 일이 많다.

장기간 공을 들인 게임에는 이용자의 추억과 노력이 서려 있다. 게임 계정은 이용자가 사망하더라도 온라인 공간에 남는다. 그렇다면 게임 역시, 유산으로서 상속 대상이 될 수 있을까.

◇ 사망자 게임 계정, 접근권 보장 제도 없어

게임 소유권은 원칙적으로 각 게임사가 갖고 있다. 이용자는 게임 플레이를 하기 전에 이용약관을 통해 게임에 대한 소유권 및 게임 내 아이템의 권리는 원칙적으로 게임사에 귀속된다는 점을 안내받는다. 이용자는 게임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내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이용권’을 부여받는다.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 넷마블, 엔씨의 이용약관을 보면 공통적으로 이용약관에 ‘게임 콘텐츠에 대한 지식재산권은 회사 소유이며, 회원은 이용권을 가진다’라는 내용을 넣어 이용자에 소유권이 없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도 이용약관에서 “모든 지적재산권의 소유권은 밸브(스팀 운영사) 및 라이선스 제공자가 가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팀은 이용약관에서 “타인에게 계정 사용 권한을 판매하거나 유료로 제공하거나, 계정을 양도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계정 양도가 일체 불가하다는 설명이다.

◇ 엔씨·넥슨·넷마블 등 일부 게임사, 유족에 계정 승계 지원

그렇다면 이용자가 사망할 시엔 어떻게 될까. 유가족이 계정에 접근하거나 이용권을 이전받을 수 있을까.

현재 국내에선 이용자 사망 시 유가족에게 계정 접근 및 승계를 허용하는 별도의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 게임사의 약관 및 정책에 따라 처리되고 있다. 하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계정 승계에 대한 안내를 하는 경우가 드물어 어떤 게임사가 정책을 가졌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넥슨, 넷마블, 엔씨는 계정 승계를 지원하는 중이다. 엔씨는 홈페이지에 사망자 계정 명의 변경을 안내하는 게시물을 만들어 절차를 안내했다. 넥슨과 넷마블은 홈페이지 게시물은 없지만 고객센터에 문의하면 계정 명의 변경 절차를 안내한다.

시사위크는 넥슨, 넷마블, 엔씨에 이용자가 사망하지 않았음에도 게임 계정을 가족 명의로 변경하는 방법이 있는지 문의해봤다. / 그래픽=이주희
시사위크는 넥슨, 넷마블, 엔씨에 이용자가 사망하지 않았음에도 게임 계정을 가족 명의로 변경하는 방법이 있는지 문의해봤다. / 그래픽=이주희

넥슨과 엔씨는 상속 순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가족관계 증명서와 다른 상속자들의 상속 포기 동의 서류를 확인한다. 가족관계증명서에는 조부모와 손자녀 등 2촌까지만 기재돼 2촌이 넘어가는 가족관계는 게임 계정 승계가 제한된다.

넷마블 측은 ‘정당한 상속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를 요구한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서류의 종류는 밝히지 않았다. 

이용자가 사망하지 않았음에도 게임 계정을 가족 명의로 변경하는 방법도 있는지 문의해봤다.

넥슨은 “사망 이외 다른 사유로도 고객센터 개별 문의를 통해 명의를 변경할 수 있다”고 답했다. 넷마블은 “원칙적으로는 제3자에게 계정을 양도하는 행위는 금지한다”며 사망자 계정 명의 변경은 예외적으로 지원하는 일임을 밝혔다. 엔씨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 스마일게이트, 1촌 관계로 계정 승계 대상 한정… 단일한 가이드라인 필요

스마일게이트도 홈페이지에서 게시물을 통해 사망자 계정 명의 변경을 안내했다. 스마일게이트는 계정을 승계받을 수 있는 가족관계를 1촌 이내로 정한 점이 눈에 띈다. 2촌 관계인 형제·자매는 계정 명의 변경을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계정 명의 변경을 요청해야 할 상대가 게임사가 아닌 경우도 있다. 이용자는 게임 로그인을 해당 게임사 ID 이외의 구글 등의 플랫폼 계정으로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게임 계정 명의 변경 문제는 플랫폼사로도 확장된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위메이드는 게임 계정이 구글·카카오 계정이어서 계정 상속 관련해서도 해당 플랫폼 정책을 따른다”고 말했다.

회사마다 계정 명의 변경 정책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이에 일관된 정책이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특히 게임 이용자가 확인할 수 있게 이용약관을 손보자는 말도 나온다.

단일 가이드라인에 대해 이철우 변호사(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만드는 게임 표준 약관에 사망자 계정 명의 변경을 보장하도록 하는 내용을 넣으면 권고적 효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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