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AI로 빨라진 개발, 품질 검증은 병목' 정원영 테스티파이 대표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AI 덕분에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속도는 폭발적으로 빨라졌습니다. 그런데 품질을 확인하고 오류를 점검하는 과정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열차는 빨라졌는데 선로가 끊겨 있는 셈이죠."


정원영 테스티파이 대표는 생성형 AI 시대 소프트웨어 산업이 마주한 현실을 이렇게 진단했다. 개발 생산성은 크게 높아졌지만,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여전히 사람 손과 경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NAVER(035420), 위메이드(112040), 엔글 등에서 21년 넘게 품질 검증 업무를 맡아온 그가 테스티파이를 창업한 배경도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정 대표는 현재 품질 검증 시장의 한계로 △비용 △속도 △확장성을 꼽았다. 그는 "숙련된 인력이 들어가도 결과가 사람 컨디션과 경험에 따라 흔들리는 구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개발은 AI 덕분에 몇 배 빨라졌는데, 검증은 예전 방식 그대로라 결국 병목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젝트가 늘 때마다 인력을 비례해서 늘려야 하는 구조로는 지금 시장 속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테스티파이가 내놓은 것이 생성형 AI 기반 품질 검증 자동화 플랫폼 'VeriGEN'이다. 회사에 따르면 VeriGEN은 기획서, 요구사항, 이미지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테스트 항목을 자동으로 만들고, 24시간 쉬지 않고 점검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정 대표는 "품질 검증을 몇몇 전문가의 감각에만 맡기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며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검증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스티파이가 만들고 싶은 것은 단순 자동화 툴이 아니라, 조직 전체가 활용하는 품질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짧은 업력에도 성장세를 보인 배경에는 현장형 팀의 실행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테스티파이는 2024년 10월 법인 설립 이후 2025년 약 31억36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창업 멤버 대부분이 대기업 프로젝트를 오래 수행해온 실무형 인력이라 창업 초기부터 영업과 실행이 동시에 가능했다"며 "기술을 잘 아는 팀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 문제를 겪어본 팀이라는 점이 빠른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또 "기존 서비스 사업에서 확보한 매출을 다시 제품 고도화에 투입할 수 있었던 것도 초반 성장의 중요한 기반이었다"고 설명했다.

테스티파이의 경쟁력은 데이터에 있다. 정 대표는 △포털 △모빌리티 △국내외 게임사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한 15만건 이상의 데이터가 VeriGEN의 핵심 기반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건 단순히 숫자가 많은 데이터가 아니라 실제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쌓인 살아있는 데이터"라며 "교과서적인 예시가 아니라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오류와 패턴이 담겨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 데이터나 시뮬레이션 데이터만으로는 현장감 있는 품질 검증 시나리오를 만들기 어렵다"며 "우리는 실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고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회사는 실제 도입 효과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기존에는 하나의 서비스 버전에 대한 품질 점검이 최소 1~2주, 길게는 6~7주까지 걸렸지만, VeriGEN 도입 후에는 비슷한 수준의 작업을 1~2일 안에 마칠 수 있었다. 또 테스트 속도 80% 단축, 운영 비용 55% 이상 절감, 오류 발견율 30% 향상 등의 성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고객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건 속도와 반복 가능성"이라며 "예전에는 한 번 검증하고 끝났다면 이제는 더 자주, 더 넓게, 더 안정적으로 돌릴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이 수치들은 회사가 제시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외부 검증 여부는 별도로 확인이 필요하다.

정 대표는 완전 자동화보다 '믿고 쓸 수 있는 자동화'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테스티파이는 AI와 사람이 함께 검증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품질 검증은 결국 사람이 쓰는 서비스가 사람 기대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라며 "AI가 먼저 넓게 훑고, 사람이 맥락을 판단하고, 그 결과를 다시 AI 학습에 반영하는 구조가 현실적이면서도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완전 자동화라는 말은 듣기에는 좋아도, 현장에선 신뢰가 우선"이라며 "실무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결과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테스티파이는 특히 금융권과 대기업의 폐쇄망 환경을 주요 시장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는 "국내 금융권과 대형 IT 기업들은 외부 클라우드 전송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글로벌 솔루션을 그대로 들여오기 힘든 현실이 있다"며 "이런 영역은 분명한 시장 공백이고, 테스티파이는 처음부터 그 환경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고 말했다. 또 "보안과 규제가 강한 시장일수록 한 번 자리 잡으면 장기적으로 깊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향후 사업 모델은 서비스와 솔루션을 병행하는 현재 단계에서, 설치형 라이선스와 유지보수 중심 모델로 확장한 뒤 장기적으로는 구독형 구조로 전환하는 방향이다. 

정 대표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플랫폼형으로 밀어붙이기보다, 고객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천천히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은 신뢰를 쌓고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 "결국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사람을 계속 더 뽑아야만 돌아가는 회사가 아니라, 기술이 누적될수록 더 강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외부 육성과 투자 연계도 이어지고 있다. 테스티파이는 시드 투자 유치와 TIPS 선정, WIS 2026 참가 준비 등을 바탕으로 Pre-A 라운드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IBK기업은행(024110)의 창업 육성 플랫폼 'IBK창공' 마포 16기 기업으로, IBK창공 공동운영사인 신기술금융회사 시너지아이비투자의 육성 지원도 받고 있다. 

정 대표는 품질 검증을 더 이상 단순 비용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빠르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빠르게 만들수록 더 빠르게 확인하고 더 정확하게 고쳐야 한다"며 "품질 검증은 이제 비용센터가 아니라 디지털 서비스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테스티파이는 한국에서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고 싶다"며 "빠르게 만드는 시대를 넘어, 빠르게 검증하는 시대를 여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생성형 AI가 개발 속도를 끌어올린 시대, 품질 검증까지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산업의 병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정원영 대표는"결국 품질은 속도의 반대말이 아니다"라며 "속도를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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