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박주민·정원오·전현희(기호순)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본경선이 7일부터 진행되는 가운데, 경선이 점차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엔 정 후보 측의 ‘여론조사 결과 임의 가공’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방전이 심화한 것이다.
이번 의혹을 제기한 쪽은 박 후보였다. 그는 전날(6일) 페이스북에 제보를 받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 후보 측이 여론조사 결과를 임의로 가공한 홍보물을 제작해 대규모로 유포하고 있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확인 결과, 해당 홍보물 상단의 수치들은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한 공식 지지율이 아니었다”며 “‘모름’이나 ‘무응답’ 층을 임의로 제외하고 후보자 간 비율만 다시 계산한 수치다. 정 후보는 이를 마치 본인의 실제 지지율인 것처럼 큰 글씨로 강조해 유포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박 후보가 문제를 제기한 의혹은 정 후보의 블로그 등을 통해 공개된 여론조사 수치다. 해당 자료는 ‘당심과 민심은 모두 정원오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지난 4일 배포된 상태다.
여기엔 3개(리서치앤리서치·원지컨설팅·여론조사 꽃) 기관에서 진행된 여론조사 수치가 인용돼 있다. 수치를 살펴보면 민주당 지지층 내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정 후보가 박 후보와 전 후보를 최소 14%포인트 앞서는 결과가 나와 있다. 다만 정 후보 측은 여론조사를 인용하며 ‘모름·무응답 제외하고 백분율로 재환산’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대표적으로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이틀간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서울시장 적합 후보 조사에서 정 후보는 22.7%, 박 후보 15.7%, 전 후보 2.8%, 없음·모름은 58.8%로 집계됐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만 살펴보면 정 후보 33.4%, 박 후보 24.4%, 전 후보 3.4%였고 없음·모름 비율은 38.8%였다.(무선 전화 면접,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5%포인트, 응답률은 8.6%.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정 후보 측이 이러한 여론조사 수치에서 ‘모름·무응답’을 임의로 제외하고 정 후보 54.6%, 박 후보 39.9%, 전 후보 5.5%로 다시 계산했다는 것이 박 후보가 제기한 의혹의 핵심이다.
이에 박 후보는 명백히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공직선거법 제96조 1항에 ‘누구든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결과를 왜곡해 공표 또는 보도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는 점을 언급하며 “조사 결과는 있는 그대로 인용해야 한다.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수치를 재편집해 공표하는 것은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는 왜곡 행위”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박 후보는 전 후보와 함께 이러한 사항에 대해 엄중 검토와 조치를 요구하는 공동 입장문을 당 지도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7일 CBS 라디오에 나와 “이는 지난 대선 경선 때도 언론에서 활용됐던 방법”이라며 “백분율로 경선 룰에 맞춰서 무응답층을 빼고, 백분율로 맞춘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률 검토도 내부적으로 해서 적법하다고 판단해 진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 ‘고발’로 번진 ‘여론조사 의혹’
하지만 이번 의혹은 ‘고발전’으로 번지고 있다. 정 후보를 향한 집중 공세를 펴고 있는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정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고발장을 접수하며 “정 후보 측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해 홍보물을 제작·유포했다”며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선 무효는 물론, 피선거권 박탈이라는 엄중한 심판이 따르는 중죄”라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정 후보를 향해 서울시장 후보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 후보 측은 김 의원을 향해 “헛다리를 짚었다”며 반격했다. 정 후보 측 박경미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문제로 삼은 웹자보는 여론조사의 원데이터 수치에 기반해서 정확한 계산에 의해 백분율로 재환산한 것으로, 이 사실을 명확히 표시했다”며 “민주당 경선 투표와 동일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 모름과 무응답을 제외하고 재환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재환산을 통해 순위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모든 후보의 득표율이 동일한 비율로 늘어난다”며 “따라서 허위와 왜곡이 개입될 여지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여론조사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고발전까지 확전하자, 정 후보를 돕고 있는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와 전 후보를 겨냥해 “원팀 정신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 후보 측이 여론조사 결과를 백분율로 환산해 홍보했다고 경선 투표를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다니, 패배를 자인한 것인가”라며 “그 틈에 김재섭이 날름 물어 고발까지 한다고 한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민주당 서울시장 본경선은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해 이날부터 오는 9일까지 진행된다. 만약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오는 17~19일 결선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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