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코인’ 막는다…코인거래소 5분마다 잔고 대조 의무화

마이데일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이벤트를 통해 당첨자들에게 현금 2000원~5만원을 지급하려 했으나 시스템 오류로 단위가 '원'이 아닌 'BTC'가 입력돼 1인당 2000억원이 넘는 총액 약 64조 원의 수량이 오지급 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빗썸 측은 전체 오지급 물량의 99.7%에 달하는 61만 8212개 BTC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7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삼성점 모습./뉴시스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는 앞으로 5분 단위로 장부상 보유량과 실제 보유량을 상시 대조·검증하는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회사 수준의 내부통제를 마련하고, 위반 여부를 점검해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체계도 갖춰야 한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6일 5대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 및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와의 간담회에서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계기로 점검한 결과, 단순 인적 오류를 넘어 거래소 전반에 구조적·관행적 문제가 누적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은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정보분석원(FIU), 금융감독원, DAXA는 지난 2월 ‘빗썸 오지급 사태’ 직후 공동 긴급대응반을 구성해 약 한 달 간 거래소들의 이용자 자산 보관 현황과 내부통제 체계를 점검했다. 그 결과 5개 거래소 가운데 3곳은 잔고대사(거래소의 보유 잔고와 장부상 자산을 대조·점검)가 하루 단위로 이뤄져 사고 발생 시 신속 대응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잔고 불일치가 발생할 경우 거래를 자동 중단하는 ‘거래 차단 조치’ 기준이 미흡했고, 회계법인 실사 역시 분기 단위로 진행되면서 ‘장부 대비 실제 보유 비율’만 형식적으로 공시되는 한계가 지적됐다.

특히 이벤트 보상 지급 등 수작업이 개입되는 ‘고위험 거래’에 대한 통제 장치가 부족한 점도 문제로 꼽혔다. 고유계정과 고위험 거래 계정이 분리되지 않거나, 지급 대상과 수량을 자동 검증하는 시스템이 미비했고, 상당수 거래소에서 단일 담당자 또는 부서장 승인만으로 지급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와 함께 업계 차원의 표준 내부통제 기준은 존재하지만 실제 준법 감시 및 위험관리 체계 운영은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상시 잔고대사 시스템 표준화 △고위험 거래 리스크 관리 강화 △내부통제 실효성 제고를 중심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모든 거래소에 5분 단위 상시 잔고대사를 의무화하고, 거래차단조치 기준도 구체화할 방침이다.

외부 회계법인 실사 주기는 기존 분기에서 월 단위로 단축하고, 공시 범위 역시 가상자산 종목별 지갑과 장부상 보유 수량까지 확대한다. 또한 고위험 거래에 대해서는 계정 분리, 유효성 검증 시스템 구축, 제3자 교차 검증 의무화 등을 도입하고, 지급 금액에 따른 다중 승인 체계도 마련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내부통제 역시 금융회사 수준으로 강화된다. 표준 준법감시 프로그램을 도입해 위반 여부 점검을 내실화하고, 점검 주기도 연 1회에서 반기 단위로 단축한다. 동시에 금융당국 보고 의무도 신설된다.

아울러 업계 공통의 위험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위험관리책임자 선임과 위험관리위원회 구성 등 조직 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금융당국과 DAXA는 4월 중 자율규제 정비를 마무리하고, 5월까지 상시 잔고대사 시스템 등 전산 인프라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제도 개선 사항은 향후 ‘2단계 가상자산법’에도 반영되며, 위반 시 영업정지 등 기관 제재와 임직원 제재, 과태료 부과 근거도 함께 마련된다.

한편 DAXA와 5개 거래소는 이날 사고 재발 방지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공동 결의문을 발표하고, 자율규제 고도화와 내부통제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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