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 기습 유증 주주 달래기 나선 한화솔루션…반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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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화그룹 사옥 전경. /한화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한화솔루션이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이후 투자자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이어 개최하며 달래기에 나섰지만 시장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이날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유상증자 설명회를 가진다. 전날에는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고, 오는 6일에는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대응은 유증으로 인해 악화된 개인투자자들의 여론을 겨냥한 조치로 보인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불과 이틀 만인 26일 이사회에서 보통주 720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총에서는 유증 계획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없이 발행주식 한도만 기존 3억주에서 5억주로 늘리는 안건만 처리됐다.

기습적인 유증에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발행주식의 약 42%에 달하는 대규모 증자 결정이 사전 설명 없이 이뤄지면서 주주들 사이에서는 지분가치 희석 우려와 함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불만이 확산됐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한화솔루션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이후 급락한 뒤 제한적인 반등과 재차 하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발표 직후인 지난달 26일 전 거래일 대비 18.22% 급락한 3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4만6450원에서 3만5450원까지 내려가는 등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으며, 거래량도 1000만 주를 웃돌며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집중됐다.

이튿날인 27일에도 주가는 3.13% 추가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지만, 거래량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며 급격한 매도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는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단기 반등 흐름이 나타났다. 주가는 3만6600원에서 3만7550원까지 회복했지만, 거래량이 뚜렷하게 늘지 않아 강한 매수세 유입보다는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날엔 다시 5.19% 하락하며 상승 흐름이 꺾였다. 조달 자금의 상당 부분이 채무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투자심리 위축이 반등을 제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 미국 조지아주 태양광 모듈 시설. /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은 이번 유상증자 배경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 재원 확보 필요성을 들었다. 회사는 태양광·화학 업황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해 왔으며,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연결 순차입금이 약 12조6000억원까지 증가한 상태다.

여기에 설비투자(CAPEX)가 이어지는 가운데 페로브스카이트-탠덤 셀 양산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추가 투자까지 예정돼 있어 자금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CAPEX가 지속된 반면, 잉여현금흐름(FCF)은 2022년 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하며 현금 창출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한화솔루션은 채무가 쌓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3조33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외형은 확대됐지만, 수익성은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은 3647억원으로 전년(-3002억원)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고, 당기순손실도 615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이어졌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태양광 등 주요 사업의 업황 부진과 비용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구조 역시 부담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33조원 규모로 확대됐지만, 부채는 21조9000억원에 달해 부채비율이 200%에 근접한 수준을 보였다.

차입금 중심의 레버리지 의존도가 높은 구조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지난해 말 기준 연결 재무제표상 장·단기 차입금은 총 14조97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자본총계 11조1850억원을 약 3조8000억원 상회하는 규모다.

또 신용등급 방어 필요성도 유증 추진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은 AA-(부정적)로, 재무지표 악화가 지속될 경우 하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 향후 2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가운데 최대 1조8000억원 규모의 차환 부담이 확대되고, 조달 금리 상승에 따른 재무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회사는 2026년 정기 신용평가 이전에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신용등급 하락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감독원 건물. /금융감독원

하지만 시장 분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못하고 있다. 소액주주 권익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주주들은 회사를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청구를 완료했다. 확보한 주주명부를 통해 기관투자자, 외국인 투자자, 개인투자자를 직접 접촉해 지분 10% 결집에 나설 예정이다.

주주들은 이번 유상증자 핵심 문제로 자금 사용 구조를 꼽는다.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약 2조4000억원 가운데 1조5000억원(약 62%)은 채무 상환에, 나머지 9000억원(약 38%)은 설비 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196.3%를 올해 150% 미만으로 낮추고 순차입금도 약 9조원 수준으로 축소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 주주 지분이 33% 희석되고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유상증자가 주주 이익보다 경영진 편의를 우선한 결정이라고도 했다. 이사와 회사 간 이해가 충돌할 때 회사 이익을 중시해야 한다는 ‘이사 충실의무’에 반한다고 꼬집었다. 또 국내 기관투자자, 외국인 투자자 모두에게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책임 있는 대응을 강력 요구했다.

국민연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할 예정이다. 주주들은 국민연금이 즉시 유상증자 반대 입장을 발표하고, 채무 상환에 집중된 자금 배분 및 대안 검토 부재에 대해 경영진에 공개 질의서를 발송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한화솔루션 사외이사 전원이 주식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장재수 한화솔루션 사외이사 의장은 “회사가 처한 대내외적 어려움에 공감한다”며 “재무구조 안정화와 신용도 방어,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 투자가 병행돼야 하는 만큼 이번 유상증자는 불가피한 선택임을 이해하기 때문에 사외이사로서 한화솔루션 주식 매입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 부문 대표 겸 한화그룹 부회장도 약 3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정운 케미칼 부문 대표와 박승덕 큐셀 부문 대표도 각각 약 6억원 규모 주식을 매입하기로 했다.

논란이 이어진다면 규모 축소 가능성도 있다. 한화솔루션의 이번 유증 예정 발행가액은 3만3300원이지만 5월 12일 1차 발행가액, 6월 18일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금액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또 현재 금융감독원이 주주권익 훼손 우려를 중심으로 유상증자에 대한 중점심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증 당시 증권신고서를 2차례나 정정을 요구하면서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규모를 줄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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