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6개 정당(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이 ‘6·3 지방선거’와 헌법개정(개헌)의 동시 투표를 추진하기 위해 개헌안을 마련, 공동 발의에 착수했다.
하지만 개헌이 이뤄지기 위해선 국민의힘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우 의장과 6개 정당·무소속 의원들이 모두 찬성한다고 가정해도, 국민의힘에서 1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개헌 시기’를 이유로 개헌 추진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지방선거와 개헌의 동시 투표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 내에서 2명의 의원이 개헌 찬성 입장을 밝혔고, 시민사회도 개헌 추진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개헌 발의 후 국회 본회의 표결까지 우 의장을 비롯한 개헌 찬성 정당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얼마나 설득할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 국힘 의원 2명 ‘개헌 찬성’… 시민사회·헌정회도 ‘힘 싣기’
개헌안 발의에 의견을 모은 우 의장과 6개 정당은 1일부터 국회의원 서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헌안은 국회 재적의원(295명) 중 과반수(148명)가 찬성하면 발의할 수 있는 만큼, 6개 정당 소속 의원들만으로 가능하다. 우 의장과 6개 정당은 서명을 진행한 후 오는 6일까지 개헌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번 개헌은 우 의장과 6개 정당의 ‘단계적 개헌’ 방침에 따라, 여야가 이견이 없는 내용만 우선 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헌법 제명의 한글화 △5·18 민주화운동 및 부마 민주항쟁 정신 헌법 전문 수록 △계엄의 국회 통제권 강화 △국가의 지역 간 격차 해소 및 균형발전 의무화 등이 개정안에 담겼다.
이러한 헌법개정안이 발의되면 늦어도 내달 10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야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진행할 수 있다.
개헌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개헌안에 대한 본회의 의결 기준은 재적의원 3분의 2(197명)의 찬성인데, 현재 6개 정당과 무소속 의원을 모두 합해도 188명에 그친다. 여기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현재 구속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에서 10명의 찬성자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개헌 시기’를 문제 삼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개헌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는 것은 현재로선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에서 개헌에 찬성한다는 입장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고, 시민사회에서도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국회에 상정된 개헌안은 국민의힘이 반대할 내용이 없다”며 개헌 논의에 참여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그는 개헌안 내용을 언급하며 “당 지도부가 구차한 이유로 개헌에 반대하는 것은 107명 (국민의힘) 의원들의 ‘절윤(윤석열 절연) 결의문’을 무효화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국민만을 바라보고 개헌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국민의힘 내부의 찬성 입장은 지난달 20일 조경태 의원이 “개헌안의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길 바란다”며 개헌 찬성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두 번째다.
시민사회도 개헌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시민주도헌법개정 전국네트워크(시민개헌넷)’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을 막아내고 민주주의를 지킨 시민의 요구에 부응해 국회가 개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이 개헌안 발의에 참여하지 않은 점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한다”며 개헌 논의 및 발의 참여를 촉구했다.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도 개헌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우 의장과 여야 대표는 1987년 개헌 이후 39년 만에 찾아오는 개헌의 기회를 잘 살려 국민과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 추진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개헌의 기회가 찾아온 만큼 △책임총리제 도입 △국회 양원제 도입 △지방분권 균형발전 강화의 내용을 포함해 개헌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본회의 표결 전까지 우 의장과 6개 정당이 국민의힘 의원을 얼마나 설득하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 우 의장 측은 국회 의결까지 약 1개월의 시간이 있는 만큼, 의결 직전까지 설득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을 비롯해 부산과 마산 지역의 80여 개 시민사회 단체도 부산·마산 지역의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설득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 단체들은 최근 ‘부마민주항쟁 헌법전문 수록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개헌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부마민주항쟁재단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다른 정당들은 전부 개헌에 찬성하는데, 국민의힘만 안 들어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게(개헌이) 되려면 국민의힘 의원들을 설득하는 작업은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개헌안에 대한 국회 표결이 ‘기명투표’로 이뤄진다는 점도 본회의 통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시민개헌넷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개헌안 표결이 기명투표로 이뤄진다는 점을 언급하며 “5·18 단체와 부마 단체에서 (개헌을) 요구하는 건데, 그걸 반대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 (국민의힘이)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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