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노조가 협상 여지를 열어두면서도 강경한 투쟁 의지를 동시에 드러내며 사측의 결단을 압박하고 있다. 향후 존 림 대표이사의 대응이 공장 가동 중단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최근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조합원 참여율 95%를 넘기며, 그중 95%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 파업을 가결했다. 전체 직원의 약 75%가 노조에 가입한 상황에서 높은 참여율과 찬성률이 동시에 확인되며 조직 전반에 걸친 강한 결집력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노조는 4월21~22일 중 사업장 집회를 진행한 뒤, 5월1일 노동절을 기점으로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일정은 단순한 압박을 넘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요구 조건 역시 강경하다. 노조는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과 함께 1인당 3000만원의 격려금 지급, 영업이익의 20%를 재원으로 한 성과급 배분, 자사주 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6.2% 임금 인상안을 유지하고 있으며, 성과급 역시 그룹 가이드라인에 따라 영업이익 10% 또는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 20% 수준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노조 측은 이러한 격차의 배경으로 '그룹 일괄 보상 체계'를 지목하고 있다.
박재성 노조위원장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보상이 결정되는 관행이 반복되면서,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이것이 과연 우리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투표 결과에는 업계 1위 기업에 걸맞은 독자적인 보상 체계를 요구하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노조는 사측이 종합적인 협상안을 제시할 경우 요구안을 조정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겨뒀다. 그간 개별 사안 중심 대응에 머물렀던 사측을 향해 보다 실질적인 결단을 촉구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갈등의 핵심에는 실적 대비 보상에 대한 인식 차가 자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내부에서는 성과에 비해 보상이 충분치 않다는 불만이 누적돼 왔다. 여기에 인사 및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노조 참여 요구까지 더해지며 갈등은 구조적 성격을 띠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24시간 연속 공정이 필수적인 만큼,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일정과 품질 관리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CDMO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공급 안정성'이 흔들릴 경우 글로벌 고객사의 신뢰 저하와 수주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결국 이번 사태의 향방은 경영진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그룹 기준을 넘어선 독자적인 보상 체계와 협상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지 여부가 노사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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