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윤경호의 흐름이 달라졌다. ‘신스틸러’로 불리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작품의 균형을 책임지는 배우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최근 출연작에서의 존재감은 단순한 분량 이상의 역할로 이어지고 있다.
윤경호는 극단에서 연기 내공을 쌓은 뒤 2002년 드라마 ‘야인시대’ 단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안방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단역과 조연을 가리지 않고 활동했고, tvN ‘도깨비’에서 김신의 충신 김우식 역을 맡아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후 ‘완벽한 타인’ ‘정직한 후보’ ‘30일’ ‘외계+인’ 시리즈,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등 다양한 작품에서 코믹과 악역을 오가는 연기를 선보이며 필모그래피를 확장해왔다.
특히 최근 흐름에서는 대중성과 존재감이 동시에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에서는 항문외과 의사 한유림 역으로 ‘쁘띠유림’ ‘유림핑’ 등 수많은 애칭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고, 예능 ‘핑계고’를 통해서는 특유의 입담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더했다. 영화 ‘좀비딸’에서는 특유의 유쾌하고 활기찬 에너지로 관객을 매료했다.
시리즈와 영화, 예능을 오가며 대중과의 접점을 넓힌 그는 작품 안에서의 역할에서도 뚜렷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8일 개봉한 영화 ‘메소드연기’에서 윤경호는 이동휘의 형이자 연기 코치 이동태로 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과장된 상황과 현실적인 정서를 오가며 코미디의 리듬을 조율했다. 웃음을 유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면의 호흡을 정리하며 극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오는 4월 2일 개봉하는 ‘끝장수사’에서는 전혀 다른 결의 얼굴을 보여준다. 극 중 윤경호가 연기한 조동오는 살인사건 범인으로 지목된 채 재수사의 기회를 얻는 인물로, 수사 대상이면서도 사건의 열쇠를 쥔 존재다. 코믹한 호흡 대신 감정의 밀도를 쌓아가는 연기가 중심이 되는 지점에서, 그의 연기 스펙트럼이 또 한 번 확장된다.
두 작품 속 윤경호가 보여주는 간극은 분명하다. ‘메소드연기’에서는 장면의 리듬을 조율하는 역할을, ‘끝장수사’에서는 서사의 긴장을 이끄는 축으로 기능한다. 단순한 ‘눈에 띄는 조연’을 넘어, 작품의 흐름을 지탱하는 역할로 이동하고 있다.
그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영화 ‘남편들’ ‘크로스2’, 티빙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 등 차기작 공개 역시 줄줄이 대기 중이다. 코미디와 드라마, 장르물을 오가는 흐름 속에서 역할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윤경호는 여전히 주연보다 조연에 가까운 위치에 있다. 다만 이제 그는 단순히 ‘잘 쓰이는 배우’를 넘어, 왜 ‘필요’한지 설명되는 배우에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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