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김홍국 하림 회장이 지난해 매출 13조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어냈지만, 더미식 등 신사업이 수익성을 깍아먹고 있다.
17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3조2148억 원, 영업이익 8872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대비 각각 7.7%, 15.9% 성장한 수치다.
그러나 실적의 질을 뜯어보면 본업인 식품 사업 부진이 뼈아프다.
김홍국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프리미엄 브랜드 ‘더미식’ 등 신사업은 5년간 누적 적자가 4123억원에 달한다. 론칭 4년이 지났지만, 고집해온 ‘프리미엄 이미지’에 갇혀 대중적인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온다.
자연 식재료로 최고의 맛을 내겠다는 포부로 1000원대 라면 시장에서 2200원짜리 고가 전략을 고수한 결과, 점유율은 여전히 1% 미만에 머물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하림산업은 2024년 기준 영업손실 1276억원, 당기순손실 1537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재무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라인업 확장은 공격적이다. 즉석밥, 냉동식품, 국·탕·찌개 등 제품군을 110여개로 늘렸다. 관련 매출은 △2022년 461억원 △2023년 705억원 △2024년 802억원을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별도 기준 잠정치가 1093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나마 하림그룹을 지탱하는 건 해운 계열사 팬오션(매출 비중 38%)과 사료·축산(25%) 부문이다. 또한 하림의 근간인 닭고기 사업 등 축산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대에 머물러, 거대 외형에 비해 수익 구조는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이렇자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은 ‘기형적’이다. 2025년 기준 하림산업 매출은 전년 대비 36% 이상 신장했음에도 영업손실은 1466억8196억원으로 적자폭이 14.92% 확대됐다.
재무 부담도 한계치에 다다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하림산업의 단기차입금은 9884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매출 성장 속도보다 그룹의 숙원 사업인 양재동 대규모 물류단지 개발 사업 등 인프라 투자와 마케팅 비용 지출이 더 빨라 이자 비용 등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차입금 상황을 위한 현금을 확보했다. 주주 환원 대신 ‘빚으로 빚을 막는’ 돌려막기식 재무 전략을 택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림 측은 이러한 부진을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일축한다. 익산의 스마트 육가공 공장과 양재동 물류센터 등 ‘AX(인공지능 전환) 벨류체인’에 수조원을 투자하며 본업의 낮은 수익성을 극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의 시각은 냉담하다. 고가 전략을 고수하는 한 점유율 확대가 어렵고, 막대한 차입금에 따른 이자 비용을 고려할 때 흑자 전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식품 기업은 원래 이익률이 4% 내외로 높지 않으며, 더미식 등은 아직 투자 초기 단계”라며 “라면·즉석밥 생산라인과 물류 시스템 가동이 본격화되는 올해가 수익 개선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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