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한민국 공항 항행시설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감사원이 항공안전 취약 분야 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한 직후 현장 항공종사자 단체가 정부의 항공안전 관리 체계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조종사노동조합(이하 조종사노조)은 지난 1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국토교통부를 향해 "무능과 직무유기가 대한민국 항공안전의 가장 큰 위해 요소가 되고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감사원이 발표한 항공안전 관리 실태 감사 결과가 국내 공항 안전관리 체계의 허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주장이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감사원 감사 결과다. 감사원은 공항 항행시설 관리 과정에서 일부 시설이 국제 기준을 충분히 충족하지 못한 채 설치되거나 관리되고 있는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안전 논란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던 공항 방위각시설, 이른바 로컬라이저(Localizer) 설치 방식과 관련해 관리상의 문제점이 확인됐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가 활주로 중심선에 맞춰 접근하도록 유도하는 계기착륙장치의 핵심 구성 요소다. 항공기의 최종 접근 단계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만큼, 설치 방식과 구조물 형태가 항공안전과 직결되는 시설로 평가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역시 이런 항행시설 주변 구조물에 대해 일정 기준 이상의 안전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감사에서는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 왔던 둔덕형 로컬라이저뿐 아니라 김포국제공항과 여수국제공항 일부 항행시설이 국제 기준과 다른 방식으로 설치돼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조종사노조는 이런 시설들이 현재 개선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조종사노조는 "지금까지 안전하다고 믿어왔던 공항 항행시설조차 국제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채 설치돼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런 시설들이 개선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번 감사 결과가 단순한 시설 문제를 넘어 정부의 항공안전 관리 체계 전반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고 있다. 입장문에서는 "대한민국 항공안전 관리체계가 얼마나 무책임하고 허술하게 운영돼 왔는지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실태다"라며 국토부의 관리 책임을 강하게 지적했다.
특히 국토부의 사후 대응을 둘러싼 의문도 제기됐다. 조종사노조는 국토부가 지난해 12월31일 배포한 '공항 방위각시설 개선 추진 현황' 자료에서 김포국제공항과 여수국제공항 로컬라이저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정부의 정보 공개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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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노조는 "이 사실을 지금까지 정말 몰랐던 것인가, 아니면 종단안전구역 밖이라는 이유로 문제를 외면해 온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사고 이후에도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면 무능이고 알고도 발표하지 않았다면 국민을 기만한 조직적 은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입장문에는 무안국제공항 사고 이후 제기돼 온 공항 시설 안전 논란도 반영돼 있다. 무안 사고 이후 항공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항 항행시설 구조물의 위험성과 안전 기준 적용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져 왔다. 특히 활주로 접근 구역에 위치한 구조물의 설치 방식이 항공기 사고 시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조종사노조는 이런 논란이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정책적 관리 실패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노조는 "무안 참사 이후 로컬라이저 구조물의 위험성은 수차례 전문가와 현장 항공종사자들에 의해 지적돼 왔다"며 "그러나 국토부는 단 한 번도 책임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고 실질적인 문제 해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노조는 현재 국내 공항 로컬라이저 시설 가운데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시설이 얼마나 되는지조차 국민이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항공안전과 직결된 핵심 시설에 대한 정보 공개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입장문 말미에서 노조는 항공안전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을 요구했다. 국내 모든 공항의 로컬라이저와 항행안전시설을 국제 기준에 따라 전면 재점검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감사 결과로 드러난 시설 관리 부실과 항공안전 관리 실패에 대해 책임 있는 사과와 관련 책임자 문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종사노조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기관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국토부가 과연 대한민국 항공안전을 책임질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와 현장 항공종사자 단체의 공개 비판이 이어지면서 국토부의 항공안전 관리 체계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감사 결과와 현장 항공종사자 단체의 공개 비판이 이어지면서 국토부의 항공안전 관리 체계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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