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상(마음의 상처) 금지.
KIA 타이거즈 아시아쿼터 내야수 제리드 데일(26)은 호주대표팀 일원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C조에 참가했다. 9일 한국과의 맞대결서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에 삼진 한 차례를 당했다.

타격 기록보다 눈에 띄는 건 수비였다. 한국이 6-2로 앞선 9회초. 1사 1루서 이정후의 타구가 바운드 된 뒤 잭 오로린의 글러브를 맞고 3유간으로 굴절됐다. 2루 근처에 있던 데일이 급히 3유간으로 이동해 공을 잡았으나 자세가 이미 무너진 상황이었다.
2루 커버를 들어온 2루수 트레비스 바자나에게 송구했으나 공은 외야로 빠져나가고 말았다. 그 사이 1루 대주자 박해민이 2루를 돌아 3루까지 갔다. 한국은 후속 안현민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천금의 7점째를 뽑아내 극적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이 마이애미에 가고, 호주가 짐을 싸는 결정적 실책. 수비를 잘 하는 데일이기에 더더욱 놀라운 장면이었다. 데일의 SNS를 보면 일부 과격한 팬들이 선 넘은 비판을 가한다. 그러나 대다수는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기록상 데일의 실책이다. 그러나 호주가 불운했고, 이정후와 한국의 기운이 좋았다고 봐야 한다. 타구가 오로린의 글러브를 안 맞았으면 데일의 정면으로 향했고, 더블플레이로 이닝이 종료됐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 오히려 데일이 타구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해 잘 움직였다. 글러브에 맞는 것까지 미리 계산했어야 한다? 사실상 불가능하다.
호주 사령탑은 경기 후 이례적으로 데일을 질타하는 발언을 남겼다. 그립을 잘 잡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맞는 말이니 할 말은 없지만, 공식인터뷰서 그렇게 선수의 기를 죽여야 했을까. 결국 패배의 책임은 감독에게 있는 것이다. 데일은 해당 악송구 자체로도 호주대표팀에 미안한 마음이 클 것인데, 감독의 발언까지 더해져 더더욱 마음의 상처가 클 듯하다.
데일은 이제 광주에 입성한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8일 우스갯소리로 데일은 빨리 돌아와서 시범경기를 통해 국내 다양한 구장을 미리 경험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김도영은 늦게 돌아와도 된다면서, 한국의 WBC 선전을 기원했다.
결과적으로 이범호 감독의 말대로 됐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KIA 사람들이 ‘마상’을 입은 데일을 잘 보듬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시아리그 경험이 있지만, 한국 생활은 처음이다. 지난 2월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에서 봤던 데일은 아주 활달한 성격은 아닌 듯했다.
KIA는 12일부터 SSG 랜더스, KT 위즈와 시범경기 홈 개막 4연전을 갖는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든 데일이든 돌아와서 곧바로 경기에 내보내기보다 휴식 시간을 줄 뜻을 내비쳤다. 대표팀에서 쌓인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절대 무시할 수 없다. 1년간 건강하게 KIA 내야를 이끌어야 하는 선수들이다.

데일은 광주에서 한 숨 돌리면서 차분하게 KBO리그 적응을 준비하면 된다. KIA에 돌아가면 KIA 사람들이 따뜻하게 안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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