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숙 변호사의 친절한 ‘Law Talk’] 명도소송에서 부동산 인도집행 절차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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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숙 | 부동산 전문변호사,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엄정숙 | 부동산 전문변호사,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명도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하라”고 선고했다. 그런데 판결문을 들고 현장에 갔더니 임차인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문을 열어주지도, 짐을 빼지도 않는다. 이쯤 되면 깨닫게 된다. 판결은 권리를 확인해주는 것이지, 열쇠를 직접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부동산 전문변호사로서 명도소송 800건 이상을 수행해온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명도소송의 진짜 마무리는 판결 선고가 아니라 인도집행이 완료되는 순간이다. 승소 판결을 받고도 실제 부동산을 넘겨받기까지 수개월이 더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도집행절차의 흐름을 미리 알고 있어야 불필요한 지연 없이 부동산을 회복할 수 있다.

인도집행의 출발점은 집행문 부여다. 확정된 승소 판결문에 집행력을 부여받아야 집행관에게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다. 제1심 법원의 법원사무관에게 집행력 있는 판결정본과 송달증명원, 확정증명원 등을 발급받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이 서류들이 갖춰지면 관할 법원 집행관 사무소에 부동산 인도 강제집행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사건번호와 담당 집행관이 배정되고, 예납금 안내에 따라 집행비용을 납부하면 강제집행이 개시된다.

강제집행의 첫 단계는 계고 집행이다. 담당 집행관이 해당 부동산을 방문하여 임차인의 점유 상태를 확인하고, 통상 1주일에서 2주일 정도의 자진 퇴거 기간을 부여하는 절차다. 계고장에는 기한 내에 부동산을 인도하지 않으면 본 집행에 들어간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실무적으로 이 단계에서 자진 퇴거하는 임차인도 적지 않다. 집행관이 직접 찾아와 최후통첩을 하는 셈이니, 심리적 압박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계고만으로 사건이 종결되면 임대인 입장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결과다.

문제는 계고 기간이 지나도 임차인이 버티는 경우다. 이때 채권자는 강제집행 속행 신청서를 집행관 사무소에 제출한다. 집행관은 본 집행 날짜를 지정하고, 채권자에게 본 집행 비용 예납을 안내한다. 본 집행 당일에는 집행관, 노무자, 열쇠공이 현장에 출동하여 임차인 소유의 물건들을 강제로 반출한다. 필요한 경우 사다리차 등 장비가 동원되기도 한다. 채권자 본인 또는 소송대리인이 반드시 현장에 참석해야 하며, 강제 개문을 위해 증인 2명도 필요하다. 이 날이 사실상 부동산을 돌려받는 날이다.

본 집행이 완료되면 반출된 물건의 처리 문제가 남는다. 민사집행법 제258조에 따르면, 부동산 인도 집행 시 강제집행의 목적물이 아닌 동산이 있으면 집행관이 이를 채무자에게 인도해야 한다. 채무자가 현장에 없으면 채무자의 친족이나 대리인에게 인도하고, 그마저도 없으면 집행관이 채무자의 비용으로 보관한다. 보관료는 우선 채권자가 부담하지만, 추후 채무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채무자가 보관물을 찾아가도록 최고한 뒤에도 수취하지 않으면, 집행관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 감정 후 호가경매 방식으로 매각이 이루어지고, 낙찰자가 없으면 채권자가 직접 낙찰받아 처분할 수도 있다. 매각 대금에서 보관비 등 비용을 공제한 나머지는 공탁된다.

전체 기간을 따져보면, 강제집행 신청부터 본 집행 완료까지 통상 2~3개월, 본 집행 이후 매각까지 포함하면 3~5개월이 추가로 소요될 수 있다. 명도소송 자체가 통상 4~6개월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소장 접수부터 실제 부동산 회복까지 1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인도집행에서 가장 큰 변수는 점유자의 변경이다. 소송 도중 임차인이 제3자에게 점유를 넘겨버리면, 기존 판결로는 새로운 점유자에게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 별도의 명도소송을 다시 제기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명도소송 전 반드시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신청해야 한다. 가처분이 집행되어 있으면 소송 중 점유가 이전되더라도 기존 판결에 기해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필자가 항상 강조하는 것이지만,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없는 명도소송은 절반짜리 소송이다.

명도소송의 궁극적 목표는 판결문이 아니라 부동산의 실제 회복이다. 승소 판결은 그 목표를 향한 중간 지점에 불과하다. 집행문 부여부터 계고, 본 집행, 유체동산 처리까지 이어지는 인도집행절차를 소송 초기부터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 판결 이후의 싸움까지 준비하는 임대인만이 자신의 부동산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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