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디즈니+ 예능 '운명전쟁49'가 순직 소방관의 생년월일과 이름을 공개한 뒤 사망 원인을 추정하는 방식의 미션을 방송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소방공무원노동조합과 순직 소방공무원추모기념회는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순직 소방공무원의 죽음을 예능의 소재로 사용하는 것은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제작사에 구체적 설명과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사자 명예훼손을 근거로 법적 조치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공노총 소방노조 이창석 위원장은 "순직 소방관을 사주풀이 소재로 활용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해 헌신하다 돌아가신 분의 죽음을 희화화하는 것"이라며 "사주풀이 과정에서 예능적 장치로 소비되는 장면까지 포함돼 있었다. 유족 동의 여부와는 별개로, 순직 소방관을 예능 소재로 다루면서 현직 소방관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족 측도 비판에 나섰다. 순직 소방관의 조카 A씨는 "제작사가 충분한 설명과 사전 동의를 구했다고 했지만 '대외비라 자세한 설명은 못 드린다'고 했다"며 "가족에게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언론에 기사 한 줄을 내는 태도에 더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를 위해 일하신 영웅이나 열사, 의사들 다큐멘터리를 만든다고 해 동의해줬다고 한다. 이런 무당 프로에 나오는 줄 몰랐다더라. 동료 소방관들도 '저런 곳에 얼굴을 공개해 기분이 나쁘다'고 유족에게 연락했다"고 덧붙였다.
여동생 B씨는 "온 가족이 모이는 설 명절을 앞두고 심장이 쪼그라드는 아픔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분통했다"며 "위험을 알면서도 망설임 없이 화마 속으로 뛰어든 소방관의 죽음을 '뜨겁다', '깔렸다', '압사' 등 자극적 표현으로 방송하는 걸 보고 숭고한 희생을 기리겠다는 말은 찾을 수 없었다"고 분노했다.
이어 "70이 넘은 언니를 허울 좋은 말로 속였다. 유족에게 초상권 사용 동의를 받았다는 기자회견을 했지만, 유족에 사과 한마디 없었다. 오빠의 희생을 유희로 전락시킨 방송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작진은 "이야기의 당사자 또는 가족과 사전 협의를 거쳐 이해와 동의 하에 진행됐다"고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유족과 소방노조의 반발이 잇따르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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