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사태] 제도 손본다…코인거래소 내부통제 재점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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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빗썸 대표이사와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빗썸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62조원 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를 계기로 가상자산 거래소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금융당국이 규제 강화에 나섰다. 보유 자산 관리부터 전산시스템, 지배구조까지 전반적인 관리 체계를 금융회사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빗썸 사태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가상자산 거래소의 잔고 관리 시스템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그는 “(업비트의 잔고 대조 시스템인) 5분도 짧지 않고 굉장히 길다”며 “실제 보유 잔액과 장부 수량이 실시간으로 일치되는 연동 시스템이 돼야지만 시스템상 안전성이 확보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2018년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를 언급하며 “삼성증권은 시스템상에 총발행 주식 수를 넘는 부분은 입력 자체가 안 되게 전산시스템이 정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4년 2월부터 4월까지 코인거래소에 현장컨설팅을 했고 내부통제 체계 구축이나 시스템 개발 미흡을 지적했다”며 “지난해 하반기에는 가상자산사업자 시스템 운영 모범규준을 제정해 전산시스템 고도화를 요구했는데 빗썸의 경우 상당히 늦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빗썸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현행 제도의 허점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현행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매우 허술하게 돼 있는 부분에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며 “2단계 입법에서 기존 금융 규제 체제인 전자금융거래법이나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에 촘촘히 돼 있는 부분을 전면적으로 반영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수탁자산 보호와 관련해서도 “20% 범위에서 일정 부분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유럽의 미카법(MICA) 등을 참고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도 “상시적인 감시가 돼야 하고 (내부통제 기준을) 2단계 입법에 반영하고 강제력을 갖도록 하겠다”며 “금융회사에 준하는 수준을 넘어 동일하게 (규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진행 중인 빗썸 검사 결과를 토대로 추가 조치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현재 8명이 투입돼 있다”며 “이번주 중 (결과를) 받으려고 하고 이를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준비금 증명시스템 도입 여부에 대해서도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최종적으로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현재 상황까지 감안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빗썸도 내부통제 강화와 피해 구제를 약속했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국회에서 “이벤트 오지급 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최종 책임자로서 사과드린다”며 “피해 구제와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코인이 오지급된 상태에서 장부상 수량 증가를 적시에 탐지하고 대응하지 못한 점에서 내부통제 부족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랜덤박스 이벤트 과정에서 단위를 잘못 입력해 62만 비트코인이 지급되면서 발생했다. 이 대표는 “현재까지는 1788개 비트코인이 매도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패닉셀과, 이로 인해 약 30여명이 겪은 강제청산 피해를 1차 구제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지급 사고를 낸 직원이 대리급이었다며 다중 결재 절차 미흡을 인정했다. 이 대표는 “운영 시스템을 고도화해 신규 시스템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내부통제 장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상태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 사업자라 하더라도 금융서비스업자에 준하는 규제와 감독, 내부통제 체계를 충실히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빗썸 대규모 오지급 사태와 관련해 업비트·코인원·코빗 등 나머지 거래소에 대해서도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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