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反정부 시위 축소·은폐 시도...'미국이 배후' 라면서, 협상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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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이란 반(反)정부 시위가 2주 넘게 이어지며 유혈사태로 격화했지만, 이란 당국이 외부와의 소통을 차단해 정확한 피해 규모 확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권단체들이 전한 사망자 수가 수십명에서 수천명으로 큰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진 시위 모습으로 추정되는 영상의 캡처 / UGC 제공 AP=연합뉴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진 시위 모습으로 추정되는 영상의 캡처 / UGC 제공 A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와 회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로 이동하는 전용기 내에서 전날 이란 지도부에게서 연락이 왔다면서 이 같이 답변했다. 다만 그는 회의 전이라도 "이란 당국의 시위대 유혈 진압 상황에 (군사·외교적)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8일부터 이란 당국이 전국적으로 인터넷 접속과 국제전화망을 전면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인권 활동가들이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를 통해 현장 상황을 전했지만, 당국의 GPS 신호 교란으로 이마저도 원활하지 않다는 소식이다. 한 이란 기자는 8일 매체와의 통화에서 "정부 당국이 시위대를 향해 얼굴을 고의로 조준사격하고 있고, 거리에 피가 가득하다"고 전하다가 전화 연결이 끊기기도 했다.

9일 낮 이란 관영매체들은 평온한 지역의 일상 모습을 영상으로 냈지만, 같은날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테헤란의 병원 복도에는 시신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자루들이 놓인 사진이 게시됐다. 이어 이튿날 테헤란 카리자크 지구의 의약품 창고 밖에 유사한 자루들이 놓인 영상이 돌았다. 이에 관영매체들은 자루에 든 시신이 시위대에 의해 살해된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시작된 이란 반정부 시위는 리알화 폭락과 물가 급등으로 촉발된 경제 붕괴가 원인이다. 리알화는 10년 새 45배 가까이 폭락했고, 식료품 가격이 70% 이상 치솟으면서 상인·중산층·서민층의 생계가 한계에 달했다. 여기에 누적된 정치적 억압과 신정체제에 대한 불만이 결합해 정권 자체를 겨냥한 저항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특히 이번 시위는 전통적으로 정권의 지지 기반이었던 바자르(상인층)이 주도하고, 대학생과 시민들의 가세해 전국적 동맹 파업과 대중 봉기로 확산됐다. “하메네이에 죽음을”과 같은 구호와 팔레비 왕조 후계자 레자 팔레비의 귀환 요구까지 등장하고 있어, 1979년 이후부터 유지된 신정체제의 정당성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의 마두로 체포와 베네수엘라 석유 통제 계획에 대해 "한 국가의 대통령직을 훔치고 석유를 노렸다"고 비판했던만큼, 이번 시위의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목한 바 있다. 11일 이란 의회 의장은 미국이 이번 시위에 무력을 동원해 개입하면 즉각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란 당국은 미국에 강경한 대외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도, 한편으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접촉을 시도하며 출구를 모색하는 이중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미국의 향후 행보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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