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오롱, 모빌리티 ‘100% 품었다’…이규호 본격 경영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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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베니트 과천 본사 전경. /코오롱베니트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코오롱의 100% 자회사로 공식 편입됐다.

1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절차가 이날 완료됐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코오롱의 코오롱모빌리티 지분율은 기존 90.41%에서 100%로 상승하며 완전 자회사 체제가 구축됐다.

코오롱모빌리티 주식 교환은 이날까지 진행됐으며, 장 마감과 동시에 효력이 발생했다. 해당 주식은 지난 15일부터 거래가 정지됐고 신주 발행을 거쳐 주식 교환이 이뤄졌다. 이번 절차는 지난 8월 이사회 결의 이후 약 4개월 만에 마무리됐으며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오는 1월 7일 상장폐지된다.

주식교환 과정에서 최대주주 일가의 지배력도 한층 강화됐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은 보유 중이던 자회사 지분을 지주사 지분으로 교환하며 ㈜코오롱 보통주 4608주를 추가 확보했고, 안병덕 부회장도 보통주 2160주를 추가 취득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측 보통주 합계 지분율은 50.77%(의결권 기준 48.69%)로 높아졌다.

특히 그룹 내 사회공헌 재단인 오운문화재단이 ㈜코오롱 보통주 1만9831주를 신규 취득하며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린 점도 눈에 띈다. 업계에서는 이를 경영권 안정화와 함께 책임 경영 기조를 강화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재무 구조 역시 개선됐다. 주식교환 이후 ㈜코오롱의 자산총계는 기존 대비 약 165억원 증가한 1조856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자본총계도 7546억원으로 늘어났다. 코오롱모빌리티는 편입 과정에서 보유 중이던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하며 자본 구조를 단순화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편입 과정에서 대주주 및 재단이 보유하던 코오롱모빌리티 지분을 ㈜코오롱 지분과 맞교환(스왑)하는 방식이 활용되면서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이 자연스럽게 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규호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코오롱

비상장사로 전환된 코오롱모빌리티는 향후 분기보고서 제출 등 정기 공시와 주요 경영 사항에 대한 공시 의무가 대폭 줄어들게 된다.

경영진 체제에는 변화가 없다.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사내이사직을 유지한다. 회사 측은 “비상장사 전환 이후에도 법인은 존속하는 만큼 이사회와 사내이사 체계는 유지된다”며 “이사회 구성과 역할에는 일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모빌리티는 이번 자회사 편입 배경으로 급변하는 모빌리티 산업 환경을 꼽았다. 회사는 지난 8월 공시를 통해 “신속한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구조 효율화를 통해 경영 기동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밝힌 바 있다.

완전 자회사 전환 이후 그룹 내 자금 운용과 승계 구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BMW·롤스로이스 등 수입차 딜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코오롱모빌리티를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갖춘 ‘캐시카우’로 평가한다. 수입차 유통 특성상 현금 회전율이 높고 경기 변동에도 비교적 견조한 수익 구조를 갖췄다는 분석이다. 완전 자회사 편입으로 이 회사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전액 지주사인 ㈜코오롱으로 귀속된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지주사의 자금 운용 여지가 크게 확대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배당을 통해 확보한 현금은 향후 신사업 투자나 인수·합병(M&A) 재원 등 그룹 차원의 전략 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장기적인 승계 전략과 맞물린 포석이라는 해석이 있다.

코오롱모빌리티는 2023년 코오롱글로벌에서 자동차 유통 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된 회사로, 이 부회장이 초대 대표이사를 맡아 직접 사업을 이끌어왔다. 이 명예회장은 과거 “아들이라도 능력이 없으면 주식을 한 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언급한 바 있어 이번 완전 자회사 편입을 두고 이 부회장의 경영 성과를 가늠하는 시험대라는 시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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