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 업계는 상담·게시판 응대·데이터 라벨링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지만, 여전히 '초기 이탈률'이라는 구조적 난제를 안고 있다. 채용 공고를 내고 인력을 확보해도 입사 1~4주 사이 대량 이탈이 반복되며 좌석 공백·교육 손실이 되풀이되는 상황이다.

BPO는 콜·채팅 등 업무 특성상 교육 투입 비용이 크고, 숙련 형성까지 시간이 필요해 초기 이탈이 곧바로 비용 손실로 이어진다. 이 틈새를 정면에서 파고든 회사가 BPO 전담 HR 에이전시 베이직피플(대표 이상군)이다. 많이 보내는 채용 대행사가 아니라 '오래 다닐 사람을 선별해 함께 붙잡아주는 파트너'를 지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BPO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건 채용이 아니라 초기 이탈입니다. 우리는 한 번 보내고 끝나는 회사가 아니라, '정착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보내고 초반 30일을 붙어서 지원하는 회사죠."
이상군 대표의 설명은 베이직피플이 추구하는 HR 구조를 명확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초기 이탈률을 데이터 기반으로 해결하려는 시도' 자체가 국내 BPO 업계에서는 드문 방식이다.
◆'BPO만을 위한 HR 에이전시' 선언
베이직피플은 설립 초기부터 고객군을 BPO사로만 한정했다. 콜 상담을 포함해 △채팅·게시판 응대 △데이터 라벨링 △엔지니어 지원 △외국어 상담 △물류 업무 등 중·대형 BPO가 수행하는 다양한 영역을 대상으로 한다.
반대로 소규모 콜센터, 최저시급이 보장되지 않는 위촉·성과형 일자리, 4대보험 미가입 구조는 아예 맡지 않는다.
"지원자에게 안정적인 소득과 복지가 제공되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4대보험도 없고 고정급도 불안정한 일자리는 결국 생활 기반을 흔들 수 있죠. 그래서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BPO사만 파트너로 둡니다."
그는 의식주만큼 중요한 것이 안정적인 소득이라며, '지원자의 삶'을 기준으로 파트너를 선택하는 내부 원칙을 강조했다.
◆"아무 데나 넣지 않는다" MBTI·인적성 기반 추천
채용 과정 역시 일반 채용대행과 궤가 다르다. 베이직피플은 지원자에게 MBTI·간단한 인적성 검사를 진행하고, 성향·업무 특성을 모두 고려해 특정 BPO의 특정 포지션을 추천한다.
"과거에는 출퇴근 거리나 '자리가 비었는지'가 기준이었습니다. 우리는 성향상 잘 맞아서 추천했다는 기준을 만들고 싶어요."
이 대표는 이같은 선별 작업을 통해 지원자와의 신뢰도도 크게 높였다고 설명한다.
"지원자 입장에서도 '아무 데나 밀어 넣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한 번 더 보고 추천해주는구나'라는 신뢰가 생깁니다."
베이직피플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구간은 입사 초기 1~4주, 즉 30일이다. 이 탈락 시점만 안정적으로 넘기면 6개월·1년 이상 장기 근속 확률이 급증한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회사는 입사 후 30일까지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로 지원자를 직접 관리한다. 필요할 경우 BPO 담당자와 함께 조정해주는 역할도 맡는다.
"관리 기준은 30일이지만 목표는 당연히 그 이후까지 오래 다니는 것입니다. 초기 30일 안정이 장기 재직을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입니다."

◆AI 매칭·LMS 결합한 BPO 전용 앱 '커몬(COMON)'
베이직피플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BPO 전용 구직자 지원 앱 '커몬(COMON)'을 개발 중이다. 커몬은 △AI 매칭 △AI 자기소개서 △AI 면접 연습 △학습관리시스템(LMS)를 결합한 HR 도구를 목표로 한다.
AI 매칭 기능은 지원자의 기본 정보·성향·희망 근무조건뿐 아니라 각 BPO사의 업무 특성과 근무 형태까지 고려해 적합도가 높은 포지션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BPO 입장에서는 기존 공고 채널에서 찾기 어려운 '정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후보군'을 확보할 수 있어 장점이 크다.
AI 기반 자기소개서·면접 스크립트 기능도 주목된다. 지원자가 기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면 약 2분 분량의 발표형 자기소개·면접 스크립트를 생성해 주는 방식이다.
"자기소개를 제대로 못 해서 면접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를 줄이고 싶었습니다. 스크립트를 연습·암기하면 BPO 입장에서도 표현력과 성장 가능성을 짧은 시간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커몬에는 면접 전 예상 질문을 AI로 연습해 볼 수 있는 기능과 CS·채팅·게시판 응대·데이터 업무 등 BPO 현장에 꼭 필요한 기본 역량 교육을 제공하는 LMS 콘텐츠도 포함될 예정이다.
"단순히 사람만 보내는 채용 대행사가 아니라, 기본 교육을 거친 인재를 BPO와 연결하는 HR 에이전시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초기 30일 데이터도 앱으로 통합…장기 정착 요인 분석까지
향후에는 현재 수기로 관리 중인 초기 30일 적응 과정도 커몬 앱 안에 오롯이 녹여낼 계획이다. 출퇴근 인증과 컨디션 체크, 어려운 점 기록 등을 통해 초기 적응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장기 정착 요인을 분석해 추천의 정확도를 높이는 구조다.
"지원자별 초기 적응 패턴이 쌓이면 정착 가능성이 높은 인재군을 더 정확히 찾을 수 있습니다."
베이직피플은 법·제도적 측면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했다. 정식 유료직업소개소 등록을 마쳤고, 벤처기업 인증과 소셜벤처 기업 인정도 받았다.
또한 재도전성공패키지 등 정부 지원 프로그램에도 선정되며 사업성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입증했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BPO사의 장애인 의무고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용 장애인센터 설립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의 협력으로 장애인 전용 택시를 확보하고, 60대 이상 경력직 강사를 고용해 교육과 현장 적응을 지원하는 모델이 구상 중이다.
이 대표는 BPO 업계의 본질을 "고객사의 브랜드와 서비스 경험을 좌우하는 최전선"이라고 정의했다.
"BPO는 고객사의 브랜드와 서비스 경험을 좌우하는 최전선입니다. 이 일에 맞는 사람을 찾고, 교육하고, 초기 적응을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죠."
인터뷰 말미, 이 대표는 베이직피플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우리는 더 많은 사람을 빨리 보내는 회사가 아닙니다. 한 명 한 명의 커리어와 생활을 함께 고민하는 HR 에이전시입니다. BPO 파트너들과 함께 데이터를 쌓아 반복 채용 부담을 줄이는 실질적인 대안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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