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성수’ 확산되나…광장시장·북촌, K패션·브랜드 新상권 부상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최근 팝업스토어 ‘탈성수’ 확산이 심상치 않다.

14일 유통·패션 업계에 따르면 서울 광장시장과 북촌이 K-패션과 브랜드 체험형 장소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을 중심으로 매주 50개 이상 팝업이 열리고 있지만 대형 팝업은 1주일 임대료가 1억원에 달할 만큼 부담이 커지면서다.

임대료 상승과 팝업 과잉, 브랜드 차별화의 어려움이 맞물리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상권 발굴에 분주한 모습이다.

광장시장은 K-패션 브랜드가 제2의 성수로 주목하는 상권이다. 서울 대표 관광지이자 전통시장인 이곳은 올해 들어 ‘마뗑킴’, ‘코닥어패럴’, ‘세터’, ‘마리떼프랑소와저버’, ‘키르시’ 등 인기 K-패션 브랜드 7곳이 속속 문을 열며 풍경이 바뀌고 있다.

광장시장의 경쟁력은 낮은 임차료(평당 17~18만원), 꾸준한 외국인 관광객 유입,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성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성수가 힙한 감성으로 주목받았다면 광장시장은 K-로컬이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며 “브랜드 입장에서도 상권 실험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14일 평일 낮 시간임에도 이들 매장에는 MZ세대(1980년 이후 출생자)부터 중장년층, 외국인 관광객까지 다양한 고객층이 몰려 활기를 띠었다.

지난 8월 문 연 코닥광장마켓은 양철 셔터와 낡은 로고 페인팅으로 ‘시간의 흔적’을 살린 외관과 뉴트로 콘셉트 내부로 시장 분위기와 조화를 이뤘다.

코닥의 성공적인 안착은 다른 패션기업 진입을 촉발했다. 지난달 1일 문을 연 마뗑킴은 약 38평 규모로 그래피티 아티스트 범민 작가와 협업해 ‘자유로운 무드’로 꾸며졌다.

마뗑킴 광장마켓지점 관계자는 “골목 깊숙한 위치인데도 고객들이 기대 이상으로 많이 찾아주고 있다”며 “일본·대만 여행객 등 외국인 고객이 80% 이상이며, 매장을 광장시장으로 옮기고 이전에 운영했던 매장 대비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좁은 골목을 따라가면 2020년 팝업으로 시작해 상설 매장으로 안착한 노스페이스마켓도 나온다. 흠집·오염 보완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A-컬렉션’을 선보이는 매장인데 최근에는 신상품도 들여놓고 있다. 이날도 인스타그램 등을 보고 방문한 국내외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상권 확장은 광장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체험과 콘텐츠 기반 쇼룸으로 강북 ‘북촌’도 주목받고 있다.

오늘의집은 지난 7월 성수가 아닌 북촌에 첫 오프라인 쇼룸 ‘오프하우스’를 열었다. 지하1층~지상 3층 규모 쇼룸은 맛집·갤러리·카페가 어우러진 북촌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와 어울리며 ‘새 명소’로 자리 잡았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국립현대미술관 등 고즈넉한 문화예술 콘텐츠와 트렌디한 브랜드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지역”이라며 “외국인 관광객도 많고 방문객이 여유롭게 공간을 둘러볼 수 있어 만족한다”고 밝혔다.

동서식품도 이달 초까지 북촌에서 플래그십 스토어 ‘카누 캡슐 테일러 in 북촌’을 운영했고, 리빙 브랜드 알로소는 서울 장충동 단독 주택을 개조해 팝업 전시를 진행했다.

유통·패션업계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는 젊은층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다”며 “성수동 포화와 임대료 상승, 경험 차별화 필요가 맞물리면서 탈성수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