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양재동=김지영 기자 매년 2만명이 방문하는 대표적 전통주 축제, ‘우리술 대축제’가 14일(오늘) 막을 열었다. 전국 각지의 전통주를 시음하기 위해 첫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우리술 대축제’는 14일부터 사흘간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우리술의 가치를 알리고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주관하며, 올해는 전국 122개 제조업체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 K푸드 열풍 함께 할 ‘K술’
오후 2시 30분에 진행된 개막식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골든’(Golden)을 국악 버전으로 재해석한 공연으로 시작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송미령 농수산식품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술이 프랑스 와인, 일본의 사케를 뛰어넘어 우리술이 K-food 동반자로서 함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수출 산업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400개가 넘는 후보 제품 중 ‘우리술 품평회’에서 선정된 18개 수상작 시상도 이뤄졌다. 올해 대통령상은 좋은술 양조장의 ‘천비향 약주 15도’가 거머쥐었다. 시상식이 끝난 후, 좋은술양조장의 시음 부스 앞은 대통령상을 받은 술을 맛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붐볐다.
◇ 전국각지 전통주 한모금씩… 애주가들의 천국
행사장에는 대한민국 식품명인과 우리술 품평회 수상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공간도 마련됐다. 또 자신에게 맞는 전통주를 추천해주는 ‘AI 전통주 소믈리에’ 서비스도 운영됐다. 하지만 역시 사람들의 발길을 끈 것은 시음 잔이 바삐 오고 가는 업체 부스였다.
서울효모방의 부스에서 시음을 마친 20대 여성은 “요즘 말차가 인기인만큼 서울효모방 말차증류주가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또 “도수가 낮고 토마토, 유자 등 달달한 과실주가 있어서 만족했다”며 “전통주는 편의점에서 구하기 어려운데 적정한 가격과 물량이 보장되면 소비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 “K술 이미 먹어봤죠”… 막걸리 빚는 외국인들
“This is 고두밥, Do you know 밥?”
이날 행사에서는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막걸리 빚기 체험도 진행됐다. 체험 참여자 20명 중 대부분이 젊은 외국인 여성인 점이 눈에 띄었다. 여기 맞춰 행사 진행도 영어로 진행됐다. 진행자가 “막걸리를 먹어 본 사람이 있냐”고 묻자 8명 정도가 손을 들었다. 본격적으로 막걸리 빚기가 시작되자, 몇몇 참여자는 고두밥에 누룩을 넣고 꾹꾹 주무르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촬영하기도 했다.
외국 생활을 계기로 전통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는 윤지안 전통주 소믈리에는 “해외에서 한국 술이나 음식을 소비하는 것이 일반화된 것 같아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과거 태국에서 생활했던 그는, 한류의 영향을 받은 태국 국민들이 현지 임금 수준에 비해 비싼 막걸리를 소비하는 것을 보고 우리술의 가치를 제대로 해외에 알리고 싶어졌다고 밝혔다.
반대로 아직 우리술이 충분히 알려진건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문화모임 스튜디오 ‘리틀 미스 팁시’를 운영하며 외국인들에게 전통주에 대해 알리고 있다고 밝힌 강공희 대표는 “최근 전통주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외국인이 많아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한국 음식점에는 왜 소주, 맥주밖에 팔지 않냐며 한국음식에 어울리는 전통주를 즐기기 위한 공간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답했다.
오는 16일까지 이어지는 ‘우리술 대축제’는 오후 1시부터 8시(16일은 7시)까지 진행되며, 오는 15일과 16일에는 ‘우리술 경매쇼’와 주류업계 트렌드 세미나, 우리술 역량강화 공개 컨설팅이 개최될 예정이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