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5] “팬은 소비자가 아니다”… 스마일게이트 ‘플레이 펀&굿 포럼’, 게임이 만드는 선순환

마이데일리
한재영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이사가 14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5 플레이 펀&굿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마이데일리 = 부산 박성규 기자] 지스타 2025의 북적임과는 결이 다른 정적과 집중의 분위기 속에서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와 한국게임산업협회가 개최한 ‘2025 플레이 펀&굿 포럼’이 열렸다. 올해 포럼의 핵심 키워드는 팬과 사회적 기여를 결합한 ‘팬트리뷰션’. 단순한 행사 소개를 넘어, 게임과 팬덤이 사회적 가치 창출의 주체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여준 자리였다.

14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행사는 정소림 캐스터의 사회로 시작됐다. 그는 “게임으로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예전에는 거의 하지 못했다”며 “이 포럼을 준비하면서 게임이 그 자체로 사회적 영향력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후 팬과 IP 크리에이터가 함께 의미를 만드는 시대적 변화를 화두로 던졌다.

정덕현 문화평론가 14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5 플레이 펀&굿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첫 연사로 나선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오늘 게임·콘텐츠 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을 ‘팬덤의 재정의’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의 팬은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콘텐츠의 공동 제작자이자 마케팅 파트너”라며 “K팝과 K콘텐츠가 글로벌 신드롬을 만든 근본 배경에는 주변부·마이너리티 커뮤니티가 모여 형성한 가치 공동체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정 평론가는 특히 BTS의 ‘러브 유어셀프’ 메시지를 예로 들며 “팬덤이 단순히 좋아하는 대상을 응원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과 세계를 바꾸고 싶다는 욕망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팬들이 직접 번역·해석 콘텐츠를 만들고, 사회 이슈에 기부·캠페인으로 참여하며, 나아가 ‘선한 영향력’을 브랜드로 구축하는 흐름을 설명했다. “오늘날 팬은 창작자에게 의견을 제시하고, 가치관을 공유하며,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파트너”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 14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5 플레이 펀&굿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이어 연단에 오른 한재영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이사는 ‘게임과 사회공헌의 연결’을 실제 운영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게임 플레이와 사회공헌을 자연스럽게 엮는 일이 쉽지 않지만, 게이머 특유의 감정적 몰입과 커뮤니티 동원력, 게임을 통해 형성된 자기효능감이 강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사 MMORPG ‘로드나인’에서 참여형 기부 이벤트, 기부 상품 판매, 수익 전액 기부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신라 문화유산을 인게임 요소로 구현하고 복원 기부로 연계한 ‘문화유산 수호자’ 프로젝트는 대표적이다. 한 이사는 “유저들이 기부금의 실제 사용처를 궁금해해 복원 과정과 결과를 직접 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했다”며 “단순 이벤트가 아니라 ‘로드나인 유저’라는 자부심을 만들어준 사례였다”고 말했다.

또한 민간 브랜드와 협업한 기부 캠페인, 반주년 유료 행사 수익 전액 기부 등 팬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게임사가 조력하는 형태의 프로젝트도 소개됐다. 그는 “이런 활동은 개발팀에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며 “앞으로는 청소년·청년층이 게임 개발이나 e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재영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이사가 14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5 플레이 펀&굿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포럼은 “팬은 콘텐츠 바깥으로 나와 스스로도 성장하고, 사회도 변화시키려 한다”는 메시지로 마무리됐다. 정덕현 평론가는 “게임이 주는 성장 서사를 현실에서도 실천하려는 욕망이 팬덤을 움직이고 있다”고 했고, 한재영 이사는 “플레이가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또 다른 이에게는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다. 게임과 팬의 선순환을 더 확장해보겠다”고 말했다.

게임을 즐기는 행위에서 출발한 팬덤이 사회공헌의 파트너로 스스로를 재정의한 흐름. ‘플레이 펀&굿 포럼’은 그 변화가 이미 게임 산업 바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자리였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지스타25] “팬은 소비자가 아니다”… 스마일게이트 ‘플레이 펀&굿 포럼’, 게임이 만드는 선순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